[종교인 칼럼] 눈물 흘리며 삽시다!
2021-05-27 (목)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최근에 코로나 판데믹 여파 때문인지 평상시보다 많은 장례식에 참석을 하고 또한 집례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전에는 장례식을 집례할때 눈물이 그렇게 많이 났다. 심지어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분의 장례를 집례하다가 울음이 터져서 제대로 장례 설교를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눈물이 잘 나오질 않는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 보다도 어떻게 장례를 준비해야 하는가에 촛점을 맞추다 보니 그런것 같다. 사람보다 형식, 사람보다 행사, 사람보다 일 자체가 앞서기에 그런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혹시나 이것이 요즈음 시대의 메마름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되었다.
그렇다. 요즈음 세상은 참으로 눈물이 메말라 흘릴 눈물이 없다고 한다. 누군가가 아파하는데, 힘들어 하는데, 고통가운데 신음하고 있는데,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눈물은 커녕 내 일이 아니라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시대가 되었다. 참으로 이 시대의 메마름에 마음이 절여오면서 몇 년전에 아마존 정글로 단기 선교갔을때 있었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아마존의 깊은 산중에 살고 있는 한 마을에서 선교활동을 마치고 마지막 날에 그 곳에 사는 원주민들의 초청으로 점심 식사를 제공받게 되었다. 우리 일행을 최고의 손님 대접을 한다하며 최고의 음식을 준비한다고 해서 무척 기대가 되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최고의 음식이 바가지 비슷한 뚜껑에 덮여져서 우리들 눈앞에 놓여졌다. 그리고 내가 직접 그 뚜껑을 올리는 순간 너무 놀래서 그 뚜껑을 땅에 떨어 뜨렸다. 그것은 바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듯한 원숭이 머리였다. 그것도 뜨거운 물에 한 번 푹 삶은 뒤에 바로 꺼내온 것이었기에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정말 절망의 순간이었다^^ 어디론가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는데 원주민들이 맛있게 먹을 기대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기에 차마 그리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원숭이 머리는 그들에게는 최고의 음식으로 아껴두었다가 정말 특별한 손님에게만 준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원주민들의 추장이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원숭이 사냥을 가면 원숭이가 너무 빠르기에 그냥은 잡을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화살을 준비해서 쏘개되고 원숭이가 독화살에 맞는 순간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난다고 한다. 그때에 옆에 있던 친구 원숭이가 눈물을 흘리며 그 아파하는 친구를 돕기 위해 달려올때 그 원숭이마저 독화살을 쏘아서 잡기에 한 번에 꼭 두마리씩 잡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원숭이가 사람보다 훌륭하네!’라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원숭이는 친구가 어려움을 당할때 눈물 흘리며 도우려 하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바로 옆에 사람이 죽어가도 난몰라하고 그냥 지나쳐 가지 않는가…
강팍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가장 절실한 것이 눈물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교회안에서 눈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70-80년대에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했는데 (물론 나이는 무척 어렸지만) 당시를 회고해 보면 정말 많은 성도님들이 교회 문만 들어서면 눈물을 흘렸다. 모든 것이 불안한 시대였고 찢어지게 가난함에 시달렸기에 예배만 드리면 눈물의 홍수가 되었다. 나의 어머니는 예배 (특별히 새벽기도)만 끝나면 마룻바닥 여기저기에 보여지는 눈물의 흔적을 닦아내기에 바쁘셨다. 그런데 오늘날을 보면 나를 포함해서 예배때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정말 눈물의 샘이 완전히 메말랐고 따라서 눈물이 천연기념물인 것처럼 보여진다...
눈물이 회복되려면 무엇보다도 내 자신을 올바르게 보아야 한다. 내 자신이 예수님 앞에서 얼마나 큰 죄인인지가 철저히 깨달아 질때에 통곡이 나오고 눈물이 나오는 것이다. 내 자신이 왜 죄인인지 모른다면 결코 우리는 돌이킴의 눈물을 흘릴 수가 없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울 수가 없다. 내 자신이 먼저 하나님 앞에서 나의 죄로 인하여 통곡의 샘에 잠길때에 비로서 나의 심령의 눈이 촉촉해지면서 주변에 어려움과 고통을 당하는 분들의 눈물이 보이기 시작하게 된다. 부디 눈물이 메마른 이 시대에 나의 죄로 인한 애통함의 눈물 샘이 차고 넘쳐서 가정과 이웃들에게 흘러가서 은혜의 강으로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