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EO 불패, 3만명 자르고 연봉 2천만달러 받은 경우도
2021-04-26 (월) 12:00:00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이 속출하는 가운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는 기록적으로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실태를 24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120억 달러 손실을 기록하고 직원 3만명을 정리해고한 보잉의 데이비드 캘훈 CEO는 보수로 2,110만달러를 받았다.
‘노르웨이지언 크루즈 라인’은 지난해 40억달러 손실을 봤고 직원 5분의 1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그러나 프랭크 델 리오 CEO는 지난해 3,640만 달러를 받았다. 이는 전년보다 두 배 많은 금액이다.
일부 대기업 CEO는 전년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많은 보수를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통신업체 AT&T의 존 스탠키 CEO는 지난해 2,100만 달러를 받았다. 2019년(2,250만 달러)보다 조금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AT&T는 지난해 54억 달러 손실을 기록하고 수천명을 정리해고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큰 액수라고 신문은 짚었다.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대기업 CEO가 지난해 받은 보수는 일반 노동자보다 32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8∼2019년 일반 노동자 임금은 14% 늘어난 반면, CEO 보수는 1,167% 증가했다.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은 경영자와 노동자의 소득 불평등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주주 자본주의 이념이 미국에 뿌리를 내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라이시 전 장관은 “1980년대 기업사냥부터 노동자를 비롯해 모두를 배제하고 희생시키는 관행까지 미국이 주주 자본주의를 통째로 포용한 데 따른 논리적 귀결”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