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투수 바워 ‘한눈 감고 던지기’ 응징…경기는 다저스 승리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슈퍼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이틀 연속 멀티 홈런(한 경기 홈런 2개 이상)을 쏘아 올렸다.
타티스 주니어는 2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다저스 투수 트레버 바워에게서 홈런 2방을 터뜨렸다.
타티스 주니어는 1회 경기 시작과 함께 좌중월 솔로 아치를 그린 데 이어 2-2로 맞선 6회 다시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포효했다.
특히 1회 첫 홈런을 친 뒤 1루를 돌면서 타티스 주니어는 3루쪽 샌디에이고 더그아웃을 향해 오른쪽 손으로 한쪽 눈을 가린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달궜다.
시범경기 때 한쪽 눈을 감고 던져 구설에 오른 바워를 다분히 의식한 행동이었다.
바워는 3월 7일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에서 김하성(26)을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등 오른쪽 눈을 감은 채 왼쪽 눈만 뜨고 공을 던졌다.
바워는 당시 "불편한 상황에서 다른 방법으로 던지고 싶었다"며 제구 능력을 키우기 위한 도전 정도로 설명했지만, 동업자 대다수는 예의에서 벗어난 행동으로 받아들였다.
타티스 주니어는 당시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바워를 상대로 시즌 5호 홈런을 뽑아내자 잊지 않고 바워를 조롱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타티스 주니어는 전날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상대로 솔로포 두 방을 터뜨려 아버지 페르난도 타티스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최초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멀티 홈런을 친 부자(父子)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아버지 타티스(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1999년 4월 2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 원정경기에서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를 상대로 3회에만 만루 홈런 2개를 터뜨렸다.
MLB 최초의 '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한만두)를 타티스가 작성했다. 22년이 지나 아들의 다저스타디움 나들이도 연일 강렬하다.
바워의 '괴짜' 근성도 만만치 않았다.
6이닝 동안 3실점(2자책점) 한 바워는 샌디에이고 3번 타자 3루수 매니 마차도와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슬라이더만 던지는 기행을 선사했다.
지난 20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컷 패스트볼과 빠른 볼을 던졌다가 마차도에게 안타 2개를 맞은 바워는 이날 1회(3개), 3회(5개), 6회(5개) 등 마차도와의 세 차례 대결에서 공 13개를 모두 슬라이더만 던졌다.
마차도는 1회와 6회 삼진, 3회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6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날 땐 바워와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대결을 벼르는 듯한 표정을 하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라이벌답게 두 팀은 이번 4연전에서 탐색전으로 끝난 지난주 '1차 대전'과는 달리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경기에선 다저스가 5-4로 이겨 이번 시리즈 2연패 후 첫 승리를 거뒀다.
2-3으로 끌려가던 6회말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이루고 코리 시거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김하성은 다저스와의 세 경기에서 내리 벤치에 머물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