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차별 이민단속에 LA ‘직격탄’… 10억달러 손실

2026-02-11 (수)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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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등 업소 피해 확산
▶ 타운 인근 웨스트레익 등

▶ ICE 급습 단속 최다지역
▶ 배스 “이민자 보호 강화”

무차별 이민단속에 LA ‘직격탄’… 10억달러 손실

캐런 배스 LA 시장이 10일 시청에서 이민자 보호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LA 시장실 제공]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남가주 지역에서 대대적으로 펼친 무차별적 이민 단속이 지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인타운과 다운타운을 포함한 도심 지역 사업체들이 큰 피해를 본 가운데, LA 시정부가 이러한 이민 단속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LA 카운티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이후 LA에서 이어진 연방 이민단속과 이에 따른 시위·소요 사태로 지역 경제에 10억 달러에 달하는 생산·매출·임금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LA 한인타운 인근 웨스트레익을 포함한 이민자 밀집 지역의 소상공인, 그중에서도 요식업소들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 의뢰로 카운티 경제기회국과 LA 카운티 경제개발공사(LAEDC)가 공동 작성했다. 분석 결과, ICE 단속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업소 휴업이 늘고 고객 발길이 급감했으며, 대중교통 이용자도 약 1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규모 업소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단속에 대한 공포로 손님들이 외출과 외식을 꺼린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실제로 LA 카운티에는 약 95만 명의 서류미비 이민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은 카운티 전체 경제 활동의 약 17%에 해당하는 연간 2,4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청소·유지관리 노동자의 37%, 음식 준비·서비스 종사자의 25%, 건설업 종사자의 40%가 서류미비 이민자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들이 빠져나가거나 숨어 지내게 되면, 노동력 공백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션힐스·파노라마시티·노스힐스를 아우르는 우편번호 91402 지역이 가장 집중적인 단속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웨스트레익, 벨, 피코리베라, 이스트 LA 등 노동계층·이민자 밀집 지역 역시 경제적 취약성이 큰 곳으로 분류됐다. 이들 지역의 사업체는 평균 직원 수가 적고 임금 수준도 낮아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캐런 배스 LA시장은 10일자로 이민자 보호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새 지침은 모든 시 부서가 연방 이민단속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2주 내 마련하도록 하고, ‘피난처 도시’ 조례를 재확인해 시 자원과 인력이 연방의 추방 활동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시 소유 부지 내에서의 연방 이민 단속을 제한하고, 관련 상황 발생 시 전담 연락관을 지정하도록 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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