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한국일보
시애틀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집사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스테이로이드를 맞은 것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는 시애틀시장에서 집을 사려면 아무런 조건도 제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 나와있는 주택 매물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서북미 종합부동산정보업체인 NWMLS가 7일 발표한 시애틀서부지역 주택매매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을 기준으로 킹 카운티에 나와 있는 매물은 1,000채도 안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은 2,100채, 그 이전 해인 지난 2019년 3월에는 올해의 3배인 3,300채였다.
현재의 시애틀 주택시장에서 매물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지난 달 시애틀지역 주택시장에서는 지난 2018년이나 2019년 봄에 비해서는 더 많은 신규주택이 시장에 나왔던 것으로 분석돼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처럼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주택이 매물로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집을 구경해야 하는 형편이고 리스팅 가격은 별 의미가 없이 20만~30만 달러를 높여 오퍼를 내기가 일쑤이다.
주택가격 전체나 절반 이상을 현금으로 내겠다는 오퍼도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집값은 끝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 달 킹 카운티에서 거래된 주택의 중간가격은 82만4,997달러로 전달인 2월 75만 달러에 비해 무려 한달 사이 10%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노호미시 카운티 3월 중간거래가격은 64만달러, 피어스카운티 중간거래가격은 48만 달러, 킷샙카운티 중간거래가격은 45만 달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3개 카운티는 킹 카운티보다는 적었지만 역시 2월에 비해 3월 집값이 두 자릿수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전의 가격과 비교해도 시애틀지역 주택시장은 확실하게 과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킹 카운티 집값은 지난 1년간 14.5%가 올랐고,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21.9%, 벨뷰 등 이스트 사이드지역은 무려 30.4%가 폭등했다.
노스 킹 카운티 지역은 한달 사이 15%가 오른 가운데 처음으로 중간거래가격이 80만5,250달러로 8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 지역의 중간거래가격은 1년새 19%나 급등했다.
시애틀 남쪽지역도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애틀시 남쪽에 스카이웨이지역은 지난 달 중간거래가격이 65만6,500달러로 한 달새 8%, 1년새 44%나 뛰었다.
시애틀시는 전체적으로 82만5,000달러로 한 달 새 3.4%가 올랐지만, 벨뷰 등 이스트사이드지역의 중간거래가격은 9개월 연속 100만 달러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모기지 이자율이 낮은 편인데다 공급에 비해 주택수요가 많고, ‘코로나 특수’까지 겹쳐지면서 당분간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