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에서 대표적인 '앙숙'으로 꼽히는 칼 앤서니 타운스(26·미네소타)와 조엘 엠비드(27·필라델피아)가 코트에서 만나 팽팽한 힘겨루기를 했다.
3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웰스 파고 센터에서 열린 2020-2021 NBA 정규리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경기는 이 두 '빅 맨'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엠비드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입단했고, 타운스는 2015년 전체 1순위 지명 신인이다.
키는 엠비드가 213㎝, 타운스 211㎝로 비슷하며 외곽 플레이도 겸비한 골밑 요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농구 명문 캔자스대(엠비드)와 켄터키대(타운스) 출신이기도 하다.
같은 포지션이라 만나면 몸싸움이 불가피한 사이지만 둘은 2019년 10월 필라델피아 경기 도중 정말 제대로 싸웠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반대편 코트로 넘어간 상황에서 이 둘은 서로 목을 조르고, 주먹을 날리며 엉겨 붙었고 이에 놀란 선수들이 경기하다 말고 다시 반대편 코트로 달려가 뜯어말려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둘은 소셜 미디어로 서로를 조롱하는 글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이어갈 정도였다.
이후 타운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모친상을 당한 지난해 4월 엠비드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운스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둘이 화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10월 '코트 위 주먹다짐' 이후 처음으로 코트에서 마주 선 4일 경기에서 둘 사이에는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2쿼터에 타운스가 엠비드의 수비를 뚫고 통렬한 덩크슛을 터뜨리자, 엠비드도 타운스의 반칙과 함께 추가 자유투를 얻어낸 뒤에는 코트 위에 넘어진 채로 온몸을 격렬하게 흔들며 세리머니를 했다.
3쿼터에는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타운스를 엠비드가 강하게 잡아채는 반칙을 했다. 이때 엠비드가 반칙한 뒤 타운스의 몸을 잡아줬는데 타운스는 엠비드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외면했다.
크리스 핀치 미네소타 감독이 '플래그런트 파울이 아니냐'고 항의했으나 일반 파울이 선언됐고, 결국 엠비드는 4쿼터에 다시 한번 타운스에게 거친 동작으로 수비하다가 플래그런트 파울을 지적받았다.
이날 경기는 필라델피아가 122-113으로 이겼고 개인 기록에서는 39점, 14리바운드의 타운스가 24점, 8리바운드의 엠비드를 앞섰다.
타운스는 경기 후 "나는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 이기러 왔다"며 "덩크슛을 했을 때도 2점을 올린 기분뿐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최근 10경기에 결장했던 엠비드는 "경기 감각을 되찾는 데 전념했다"며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승리한 필라델피아는 34승 15패로 브루클린 네츠와 함께 동부 콘퍼런스 공동 1위가 됐다. 12승 38패의 미네소타는 NBA 3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 4일 NBA 전적
댈러스 109-87 워싱턴
뉴욕 125-81 디트로이트
마이애미 115-101 클리블랜드
필라델피아 122-113 미네소타
인디애나 139-133 샌안토니오
유타 137-91 올랜도
포틀랜드 133-85 오클라호마시티
밀워키 129-128 새크라멘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