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애틀랜타·피츠버그·워싱턴 등 대규모 운집, 샌드라 오 등 동참 “아시안 향한 증오 멈춰라”
▶ 피해 유가족 연방검사장 출신 한인 변호사 선임

21일 뉴욕에서 열린 아시안 대상 인종증오 규탄 시위에 수많은 아시아계 등 주민들이 몰려 단합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이터]
백인의 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숨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사건에 항의하고 아시아계 미국인을 지지하는 집회가 주말 내내 미 전역 곳곳에서 열려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를 멈추라”는 구호를 외치며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주말을 맞아 애틀랜타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아시아인을 겨냥한 증오범죄에 분노를 표시했다.
지난 20일 오후 애틀랜타 시내의 주의회 의사당 옆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는 한인들을 포함한 시민과 활동가 등 수백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연설에서 총격 사건의 피의자 로버트 앨런 롱(21)의 범행으로 숨진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항의했다.
이들은 이어 우드러프 공원을 출발해 주 의사당으로 행진하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아시아인들은 바이러스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집회가 시민들이 함께 모여 참사의 슬픔을 나누고 아픔을 치유하며 피해자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또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집회에는 한인 여배우 샌드라 오가 깜짝 등장해 연사로 나섰다. 그는 2분여 동안 구호를 외치며 수백 명의 군중을 이끌었다. 그는 “나는 아시아계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우리가 두려움과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우리는 자매와 형제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달라’고 말해야 한다”고 외쳤다.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포츠머스 스퀘어에도 수백명이 모여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고 촉구했고 뉴욕과 시카고 등지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를 지지하는 모임이 열렸다. 21일에는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집회가 진행됐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LA 한인타운에서 LA 한인회가 주도한 인종 증오범죄 규탄 차량시위가 대대적으로 진행됐고, 20일 저녁에는 알함브라 지역에서도 수백명이 모인 피해자 추모 및 증오범죄 대처 집회가 열렸다.
한편 이번 총격에 희생된 한인 피해자의 유족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 모색에 나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자 유모씨의 유족은 조지아주 북부 연방 검사장을 역임한 한인 박병진(미국명 비제이 박) 변호사를 선임했다.
박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인 1월 초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주장한 ’선거부정‘ 의혹과 관련, 이를 수사하지 않는 것에 트럼프 측이 불만을 품었고 법무부 관리가 사퇴를 촉구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