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람들의 보리심 기도문(청전 스님 지음)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벳 망명정부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있다. 바로 그 다람살라에서 바로 그 달라이 라마를 스승으로 모시고 1980년대 종반부터 30년 넘게 수행과 봉사의 삶을 산 한국의 스님이 있다. 청전 스님이다. 달라이 라마의 한국어 통역으로 널리 알려진 청전 스님은 2000년부터 히말라야 산간마을 등 오지의 사원이나 학교, 마을에 의약품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에 앞장선 공로로 2015년 만해대상(실천부문)을 받았다. 2018년 귀국해 강원도 영월의 암자에서 수행중인 청전 스님이 최근 <티베트 사람들의 보리심 기도문>을 펴냈다.
티베트 불교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교리적으로는 ‘공(空)’이요 신앙적으로는 ‘보리심’이라고 한다. 때문에 티베트인들의 애송기도문에 보리심을 강조하는 구절이 유난히 많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도 “보리심은 자비심이나 이타심 그리고 착한 마음과 다르지 않다” “나의 종교는 자비”라는 말까지 했다. 청전 스님의 새 책은 부처님 말씀에서 티베트 고승들의 기도문까지 망라해 티베트인들이 애송하는 보리심 기도문을 골라 엮었다.
“언제 누구와 함께 있더라도 저를 누구보다 낮은 사람으로 여기고 그들을 변함없는 마음으로써 가장 높은 사람으로 소중히 섬기게 하소서.” (11~12세기 티베트 고승 게셰 랑리 탕빠가 쓴 ‘수심팔훈(修心八訓)’ 중에서)
“오늘 잠에서 깨어나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행운입니다. 나는 귀하고 얻기 어려운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낭비하지 않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나를 영적으로 발달시키고 남들에게 나의 마음을 열고 모든 중생을 위해서 해탈을 이루겠습니다. 나는 남들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질 것이며, 오늘 화를 내거나 남들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힘껏 남을 돕겠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아침 기도문 중에서)
청전 스님이 어느 유행가 노랫말처럼 “세상이 왜 이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올 법한 요즘 세상에 이 책을 내놓은 까닭은 머리말에 정리돼 있다. “세상이 아무리 어두워도 촛불 한 자루면 거뜬히 길을 나아갈 수 있듯이, 또 아무리 험한 가시밭길일지라도 가죽신 하나 잘 챙겨 신으면 거침없이 대지를 딛고 걸어갈 수 있듯이” 이 험한 세상도 보리심 하나만 있으면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맑은 가난(선행 스님 지음)
경남 양산에 있는 영축산 통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다. 신라 때 자장 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를 봉안해 불보사찰로 불리고, 합천 가야산 해인사(법보사찰), 순천 조계산 송광사(승보사찰)와 더불어 한국의 삼보사찰로 일컬어진다.
통도사 포교국장 선행 스님은 공부하는 수행자로 유명하다. 1980년 중반 출가 뒤 통도사 강원과 율원에 이어 은해사 삼장 경학원을 마쳤고 해인사와 법주사 강원을 거쳐 백양사와 선운사 강주를 지냈다. 불교신문 논설위원이기도 한 선행 스님이 지난해 불교신문에 연재한 글을 묶은 산문집 <맑은 가난>을 선보였다. 불교신문에 따르면, “수행은 곧 모든 것에 가난하다는 마음이 절실할수록 더욱 깊어지리라”며 수행의 맑음과 수행자의 가난한 마음이 곧 정진과 수행이라는 스님의 35년을 반조하는 수행기 45편이 담겨 있는 책(1장 발심, 2장 기도, 3장 정진, 4장 수행)이다. 선해 스님은 “코로나 등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이 불안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고 불교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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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