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신 접종이 이웃 사랑’, 주류 교계 대표자들 접종 독려

2021-03-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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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E 회장 월터 김 목사 등 ‘백신 괴담에 현혹되지 말자’

▶ 백인 복음주의 접종률 가장↓

‘백신 접종이 이웃 사랑’, 주류 교계 대표자들 접종 독려

지난 12일 LA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주민들이 잠시 대기 중이다. [로이터]

‘전미 복음주의 협회’(NAE) 회장 월터 김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계 대표자들이 코로나19 백신 괴담에 현혹되지 말고 백신 접종에 나서줄 것을 기독교인들에게 당부했다. 백인 복음주의 교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가운데 김 목사와 러셀 무어 미 남 침례회 윤리와 종교 자유 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기독교인들의 백신 접종 독려에 나섰다.

김 목사와 무어 위원장은 누가복음에 나오는 중풍병자를 예로 들며 “중풍병자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지붕을 뚫고 예수님을 만나 치유를 받았듯이 주변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유하자”라고 호소했다. 두 대표자는 백신을 둘러싼 궁금증 및 오해와 관련, ‘국립 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과 가진 화상 토론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목사와 무어 위원장은 과거 앨라배마 주 터스키기 흑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윤리적으로 실시된 생체 실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백신은 과거와 달리 개발 과정이 매우 투명하기 때문에 인종 차별 의도가 전혀 없다”라며 “유색 인종 커뮤니티의 감염률이 비교적 높은 점을 감안해서라도 접종에 나서달라”라고 인종 차별과 관련된 백신 괴담에 근거가 없음을 강조했다.


두 대표자는 일부 가톨릭 교인과 복음주의 교인이 백신 개발에 낙태아의 세포가 사용됐다는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것과 관련 “사실과 다르다”라며 “‘백신 사용이 생명 존중의 길’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생명 윤리학계의 입장에 동의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빌 게이츠가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짐승의 표를 인간 혈관에 투입하기 위해 백신을 보급한다, 백신 자체가 가짜다, 코로나19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퍼뜨린 바이러스다’라는 각종 괴담에 대해서도 사실에 근거를 두지 않은 괴담이므로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두 대표자는 그러면서 “의약품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인간의 개발품으로 기독교인들이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서 활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팬데믹 기간 동안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교인의 백신 접종률(접종 계획 포함)은 약 54%로 기타 종교 그룹 중 가장 낮았다. 인종 차별과 낙태아 세포 사용 괴담에도 불구하고 흑인 개신교인과 가톨릭 교인의 접종률은 각각 약 64%와 약 77%로 백인 복음주의 교인보다 월등히 높았다. ‘종교 없음’으로 밝힌 미국인의 접종률 역시 약 71%로 높게 나타났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무신론자로 접종률이 약 9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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