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빅리그 승격에 도전하는 양현종(33)이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로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현종은 13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한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8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를 때 1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2피안타 1실점 한 것보다 나은 내용이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양현종이 안정감 있게 아주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며 "특히 왼손 타자를 상대로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브레이킹 볼(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을 던져 삼진 3개를 잡아냈고, 스프링캠프 합류 후 지금까지 아주 잘 던져왔다"고 평했다.
이어 "마운드 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범경기가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우드워드 감독은 4월 1일 정규리그 개막전에 출전하는 빅리그 로스터를 추리는 중이다.
양현종이 선발 투수진의 한자리를 꿰차면 좋겠다고 기원한 우드워드 감독은 이날은 현실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멀티 이닝'을 던지는 불펜 투수로 양현종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드워드 감독은 "선발 투수를 2명 기용하는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많은 이닝을 던지는 보직이 양현종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양현종이 지난해에 많이 던졌지만, 이를 걱정하지 않으며, 그는 어떤 역할이든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MLB닷컴의 보도를 보면, 텍사스는 카일 깁슨, 일본인 아리하라 고헤이, 마이크 폴티네비치 세 선수를 1∼3선발로 확정했다.
한국계 데인 더닝, 카일 코디, 왼손 장신 투수 테일러 헌, 또 다른 좌완 웨스 벤저민과 콜비 올러드 등이 이른바 '1+1' 투입 경기에 출전할 선발 후보들이다.
프로경력 15년 차인 양현종이 선발 투수 후보들에게 뒤지는 건 딱 하나, 빅리그 경력이다.
우드워드 감독과 텍사스 구단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남긴 양현종의 꾸준함과 내구성을 높게 치면서도 빅리그에서 한 경기라도 뛰어본 투수들의 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드워드 감독은 "7월께 선발 투수를 2명씩 투입하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이러면 양현종을 비롯한 모든 투수가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며 시즌 시작 무렵엔 양현종을 불펜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아직 시범경기가 절반이나 남은 만큼 텍사스 구단은 양현종에게 보직을 따로 설명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두 번째 등판 후 화상 인터뷰에서 "더 많은 공을 던지고, 투구 이닝도 늘려가고 싶지만, 아직 다음 투구 일정을 듣지 못했다"며 "15일 컨디션을 점검하고 투수코치와 상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이 다음 등판에선 3이닝을 던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