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이후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 출전…가족과 추억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1·스웨덴)이 13년 만에 필드로 외출했다가 활짝 웃으면서 돌아왔다.
소렌스탐은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 컨트리클럽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게인브리지 LPGA를 74위로 마쳤다.
최종합계 13오버파 301타를 친 소렌스탐은 본선 진출자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은퇴한 이후에도 정식 LPGA 투어의 컷 정도는 통과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3천833달러(약 431만원)의 상금도 탔다.
특히 1라운드에서 경기 위원의 잘못된 규칙 적용으로 손해를 봤는데도 딸·조카뻘 선수들을 제치고 컷을 넘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소렌스탐은 "여기에 있어서 감사하다. 이곳에서 경기하고 컷을 통과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했다는 점에서 꽤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그는 "모든 샷에 집중했다. 잘 치지는 않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소렌스탐은 LPGA 투어 통산 72승이라는 전설적 기록을 남기고 2008년 현역 은퇴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13년 만에 처음으로 선수로 돌아왔다.
게인브리지 LPGA가 소렌스탐 가족이 사는 레이크 노나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소렌스탐의 집은 이 코스 16번홀 옆에 있다.
남편 캐디로 대동하고 대회에 출전한 소렌스탐은 딸 아바와 아들 윌이 지켜보는 앞에서 골프 경기를 했다.
윌은 이날 최종라운드 중간에 친구의 생일파티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바꿨다. 오히려 친구들을 골프장으로 불러 어머니의 경기를 함께 구경했다.
소렌스탐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골프가 어떤 경기인지 보는 것이 너무 재밌다"며 "다른 친구들이 여기에서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자녀 앞에서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경험을 돌아보며 소렌스탐은 "약간 산만했지만, 대단했다"며 특히 윌이 자신의 샷에 대해 분석하고 조언해준 경험이 좋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소렌스탐은 다른 LPGA 투어에도 참가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내가 대회에 출전할 만큼 의욕이 없다는 것을 안다. 육체적으로 대회 참가가 가능한지도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내가 있는 자리에서 행복하다. 여기에 나오는 데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는데,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난 가족과, 내가 하는 일과 함께 좋은 삶을 살고 있다. 그곳에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이제 2주간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며 "좋았지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서 집을 조금 청소하고 빨래도 하는 등 해야 하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