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근 미국 교계에 흑인 목사 수장 잇달아 탄생

2021-02-23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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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남침례교 총회장에 흑인 프레드 루터 목사

▶ 최초 흑인 목사 안수는 노예 제도 만연하던 1772년

최근 미국 교계에 흑인 목사 수장 잇달아 탄생

지난해 10월 미국 흑인 최초로 추기경에 임명된 그레고리 윌턴 대주교. [로이터]

최근 들어 흑인 목사가 교계 수장에 오르는 일이 많아졌다. 미국 교계에서 흑인에 의해 ‘유리 천장’이 깨지는 현상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노예 제도가 만연했던 200여 년 전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목사가 탄생했다. 크리스천 포스트가 흑인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역사 속 상징적인 흑인 목사와 최근 교계 수장에 오른 흑인 목사를 정리했다.

▶ 고완 팸플릿

1772년 미국 흑인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인물. 팸플릿 목사는 안수를 받을 당시에도 백인 여관 주인 소유의 노예 신분이었다. 주인의 허락 아래 안수를 받은 팸플릿 목사는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에 침례교회를 설립하는데 일 했다.


이 교회는 히스토릭 제일 침례교회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콜로니얼 윌리엄스버그 박물관은 1793년을 팸플릿 목사가 그의 교회를 ‘도버 침례교 협회’에 가입시키고 자유를 허락받은 해로 기록하고 있다.

▶ 제임스 어거스틴 힐리

제임스 어거스틴 힐리는 미국 흑인 최초로 1875년 로마 가톨릭 대주교에 임명됐다. 아일랜드 이민자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혼혈로 출생한 힐리 대주교는 자신과 같은 백인 소수계를 돕는 일에 헌신했다. 불어에도 능통했던 힐리 주교는 당시 캐나다 아카디아 지역에서 메인 주로 강제 이민한 프랑스 이민자 천주교인들로부터 두터운 신임과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다.

▶ 프레드 루터 주니어

보수적 색채가 짙은 ‘기독교 남침례 교단’(SBC)에 2012년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임기 2년의 총회장직에 프레드 루터 주니어 목사가 흑인 최초로 당선된 것이다. 1845년 노예 제도를 찬성하는 침례 교인들이 설립한 SBC의 수장에 흑인 목사가 당선됨으로써 SBC는 백인 일색의 보수적 교단이라는 이미지를 벗는데 성공했다.

남침례교는 미국 기독교계에서 천주교 다음으로 교인 수가 많은 교단이다. 2년 뒤인 2014년 한인 김만풍(데니스 김) 목사가 총회장직에 도전했지만 2위로 아깝게 실패했다.

▶ 마이클 커리


미국 성공회 교단은 2015년 흑인 마이클 커리 목사를 의장 주교로 임명했다. 흑인 목사가 성공회 교단 수장직인 의장 주교 자리에 오른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커리 주교는 성공회 개혁과 관련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국 성공회는 동성애 문제에 진보적인 성향을 보여 신도 수의 급격한 감소를 겪고 있다. 커리 주교는 2018년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결혼식에서 설교를 하기도 했다.

▶ 윌턴 그레고리

인종 갈등 해결에 앞장섰던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 D.C. 대주교는 지난해 10월 미국 흑인 최초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임명됐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신부 성추행 사건과 관련, 아동 보호 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가톨릭 교계가 아동 성 추문에 휩싸여 대중적 신뢰의 문제에 봉착했을 때 성직자들이 저지른 범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교회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지지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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