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삼성 출신 ‘지한파’ 매티스 코치 “선발·불펜 다용도로 검증”
▶ “류현진·김광현 빠른 볼 제구와 ‘제2 필살기’ 확실…양현종도 비슷”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양현종이 15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캐치볼하고 있다. 양현종은 비자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펼쳐지는 텍사스의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빅리그에 도전에 나선다.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메인 투수 코치인 더그 매티스(38)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빅리거에 도전하는 양현종(33)을 높이 평가했다.
매티스 코치는 16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 인터뷰에서 "양현종은 내구성이 매우 좋은 투수이며, 빠른 볼의 제구도 정말 뛰어나다"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타자들을 돌려세우기에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매티스 코치는 2011년 대체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한 '지한파' 인사다.
당시 정규리그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52를 남겨 삼성의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대만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스에서도 뛰어 아시아 야구에 정통하다.
메이저리그에선 2008∼2010년 3년간 통산 3승 3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텍사스의 불펜 코치를 거쳐 올해엔 더그아웃에서 계투 작전을 펴는 메인 투수코치로 승격했다.
매티스 코치는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뛰던 당시의 양현종을 잘 기억하진 못한다면서도 이후에도 계속 KBO리그에 관심을 보여 양현종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한 점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텍사스 구단 스카우트 팀이 양현종과의 스플릿(메이저리그에 있을 때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 조건이 다른) 계약 전에 조언을 요청하면서 양현종의 최근 투수 모습을 자세히 봤다고 덧붙였다.
매티스 코치는 "양현종은 분명히 훌륭한 성적을 거뒀고, 특히 아주 내구성이 좋았다"며 "빠른 볼을 원하는 곳에 던졌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좋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커브는 양현종이 (빅리그에서) 더 활용할 수 있는 구종으로 파악했다"고 첨언했다.
매티스 코치는 "양현종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겨서 흥분되고 (빅리거로) 우리 팀의 일원이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빅리그 투수 출신인 크리스 영 텍사스 신임 단장은 젊은 유망주는 많지만, 검증된 투수가 없는 현재 텍사스 구단의 로스터 특성상 6선발 체제, 선발 투수 2명 투입 등 메이저리그에선 흔치 않은 마운드 운용 방식을 올해 적용할 참이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매티스 코치는 "모든 공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베테랑 양현종은 선발, 불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양현종이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투구 이닝 170이닝을 돌파한 점을 고려해 "우리 팀은 긴 이닝을 던질 투수를 물색 중이며, 양현종은 투구 이닝 제한 없이 다양한 임무를 맡을 투수"라고 극찬했다.
시범경기에서 텍사스 구단의 기용 방침이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나겠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이자 '마당쇠'로 양현종을 중용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한 셈이다.
한국계 데인 더닝이나 카일 코디 같은 선발 후보들이 팔꿈치 수술을 하고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준비하는 터라 노련한 양현종을 전천후로 내보내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밝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강철 어깨, 지난 7년간 최소 29경기 이상씩 선발 등판한 꾸준함 등 양현종의 매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매티스 코치는 "한국, 일본과는 달리 메이저리그에선 선발 투수가 나흘 휴식 후 닷새 만에 등판하는 일정에 양현종이 적응해야 한다"면서 "다만, 양현종이 이런 시스템에 즉각 적응하도록 요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다른 나라, 새로운 리그에 적응해야 하지만, 어차피 야구란 똑같다"며 "매일 새로운 타자, 새로운 것을 배워가면 된다"며 양현종의 적응이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 삼총사인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을 비교해달라는 물음에 매티스 코치는 "셋 모두 빠른 볼 제구 능력이 좋다"고 명쾌하게 진단했다.
매티스 코치는 또 "류현진은 체인지업, 김광현은 브레이킹 볼 등 제2의 필살기를 갖춰 던지는 법을 잘 안다"며 "양현종도 그런 면에서 두 투수와 매우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을 무척 그리워한다던 매티스 코치는 지난해 ESPN을 통해 미국으로 생중계된 KBO리그 경기를 보고 매우 신났다고 했다.
서울, 부산, KBO리그 경기장 분위기와 팬들의 쏟아내는 에너지를 잊지 못한다던 그는 언젠가는 인생을 즐긴 한국에서 코치로도 활동하길 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