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얀마군부 권력 포기를” …바이든, 쿠데타지시 군부 제재키로

2021-0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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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에선 5일째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벌어져

“미얀마군부 권력 포기를” …바이든, 쿠데타지시 군부 제재키로

미얀마 국민들이 현지시간으로 10일까지 군부 쿠데타 반대시위를 5일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코로나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낀 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미얀마 쿠데타와 관련해 군부 지도자를 즉각 제재하도록 하는 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낮 긴급 연설을 통해 미얀마 군부에 권력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의 석방을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 1일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고 규탄하며 제재 복원을 경고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일 쿠데타를 공식 확인하고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은 자택에 구금된 상태다.

미국 등 전세계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곳곳에서는 닷새째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총격을 받은 한 시위 참가자가 사경을 헤매는 가운데 정부 부처 공무원은 물론 일선 경찰까지 항의 시위에 가담하면서 군부에 대한 반발과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에서는 현지시간으로 10일 오전부터 수만명의 시위대가 여러 지역에서 행진했다.

정부 부처가 집중된 네피도에서는 여러 부처의 유니폼을 입은 공무원 수백 명이 “사무실로 가지 마라, 우리 자신을 해방하자”라고 외치면서 ‘시민 불복종 운동’참여를 촉구했다.

또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사진을 들고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도 외쳤다.

공무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것은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공직자들에 대해 정치에 휩쓸리지 말라고 촉구한 데 대한 저항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양곤에서는 100명이 넘는 여성들이 ‘디즈니 공주’분장을 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젊은 여성들도 시위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 복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양곤은 물론 만달레이의 유명 사찰의 승려들도 이날 쿠데타 규탄 시위에 나섰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보도했다.

미얀마에서 불교 승려들은 군정에 반대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사프란 혁명’으로 불리는 이 시위 과정에서 수백 명 이상이 군부 강경 진압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사들도 양곤의 미 대사관 앞에 모여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나우는 또 동부 까야주에서 남녀 경찰 수십 명이 시위대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리는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국민 편이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시위대의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에도 네피도와 중부 마그웨 지역에서도 경찰 각각 1명과 4명이 시위대에 합류한 바 있다.

소수에 불과하지만, 일부 경찰이 시위대에 이틀째 합류하면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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