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탬파베이, 캔자스시티 31-9로 완파하고 18년 만에 정상 탈환
▶ 뉴잉글랜드 떠난 브래디, 이적 첫 시즌에 슈퍼볼 우승
미국프로풋볼(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톰 브래디(44·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새로운 팀에서 또 하나의 우승 반지를 꼈다.
탬파베이는 7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NFL 챔피언 결정전인 제55회 슈퍼볼에서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31-9로 완파했다.
탬파베이는 2003년 창단 첫 슈퍼볼 우승 이후 1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우승 트로피 '빈스 롬바르디'를 품에 안아 기쁨을 더했다.
우승의 주역은 단연 브래디였다. 브래디는 29차례 패싱 공격을 시도해 21번을 적중시키며 201야드를 따냈다. 터치다운 패스도 3개 꽂아 넣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만 20년간 뛰면서 슈퍼볼 6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브래디는 지난해 3월 탬파베이와 2년 5천만달러(약 559억원)에 계약했다.
NFL 최고 지략가로 통하는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의 품을 떠난 브래디가 '만년 하위팀' 탬파베이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클래스'는 영원했다.
NFL 역대 가장 많은 슈퍼볼 우승 반지를 보유한 브래디는 새로운 팀에서 개인 통산 7번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브래디의 슈퍼볼 진출 횟수 10회는 다른 어떤 쿼터백과 비교해도 2배 이상이다. 2위인 존 얼웨이의 슈퍼볼 진출 횟수는 5회다.
브래디는 개인 통산 7번째 슈퍼볼 우승 반지를 끼고 2위인 찰스 헤일리와의 격차를 2개로 벌렸다.
수비수인 헤일리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에서 2회, 댈러스 카우보이스에서 3회 등 총 5회 슈퍼볼 우승을 경험했다.
브래디의 전성기 때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캔자스시티의 프로 4년 차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의 우세를 점치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과는 딴판이었다.
머홈스는 탬파베이 수비진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하며 49차례 패스 시도 중 정확하게 연결된 패스는 26번에 불과했다.
터치다운 패스 없이 인터셉션 2개를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탬파베이는 전반전을 21-6의 넉넉한 점수 차로 마치고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강력한 수비가 승리의 열쇠로 작용했다. 머홈스는 상대의 거센 압박 속에 뒷걸음질치기에 바빴다.
게다가 패스 주요 타깃인 타이릭 힐, 트래비스 켈시가 탬파베이 협력 수비에 묶여 좀처럼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러닝백 클라이드 에드워즈-헬레어를 활용한 러싱 공격은 러싱 수비 리그 전체 1위인 탬파베이 수비진에 가로막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캔자스시티는 1쿼터 9분 50초에 49야드 필드골로 겨우 선취점을 얻었다.
반격에 나선 탬파베이는 브래디와 롭 그론코우스키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워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뉴잉글랜드를 떠나 탬파베이에서 다시 뭉친 둘은 1쿼터 종료 37초 전과 2쿼터 8분 55초에 2개의 터치다운을 합작해 14-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캔자스시티는 필드골로 3점을 만회했지만, 수비진의 연이은 페널티로 탬파베이에 결정적인 기회를 넘겨줬다.
탬파베이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2쿼터 종료 6초를 남기고 브래디가 안토니오 브라운에게 1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뿌려 21-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캔자스시티가 3쿼터 초반 필드골로 3점을 따라붙자 탬파베이는 레너드 포넷의 27야드 러싱 터치다운과 52야드 필드골을 묶어 31-6으로 더 달아났다.
양 팀은 4쿼터를 득점 없이 마쳤고, 결국 올해 슈퍼볼은 예상을 깨고 탬파베이의 일방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