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크라멘토 한인사회 발벗고 나서 귀감, 벼랑끝 내몰린 노숙자에 ‘희망의 빛 선사’
▶ 한인회, 스마일마켓, SF총영사관 협력
노숙인 이씨가 공항 입국장에 들어가기 전 최예경 영사(오른쪽)와 변청광 사무총장이 이씨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새크라멘토 한인 노숙자가 새크라멘토 한인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고국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2019년 가을경 막내딸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LA공항을 통해 미국땅을 밟은 이모(현재 79세)씨는 근 일년 반 동안 딸을 찾기는커녕 3개월 무비자 기간 만료로 타향에서 결국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이렇게 불안정한 생활에 떠돌다가 결국 노숙인 신분으로 전락해 지난 1월 새크라멘토까지 발길이 닿았다.
새크라멘토 스마일 마켓(대표 김도술) 앞에서 노숙을 시작한 이씨를 내치기보다는, 그의 딱한 사정에 안타까워한 김도술 대표는 새크라멘토 한인회(회장 조현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씨의 힘겨운 생활을 전해들은 조현포 한인회장과 변청광 사무총장은 즉각 이씨를 찾아가 그의 손을 잡아주었고, 지역사회에 이를 알리며 함께 돕자고 호소했다.
그때 스마일 마켓 직원 김매씨가 자신의 집에서 이씨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돌보겠다고 자청해 주변의 귀감이 되었다. 김씨는 “구걸하는 이씨의 모습이 안쓰러웠고, 내 아버지뻘 되는 분이라 마음이 더 쓰여서 남편과 적극적으로 돕게 되었다”면서 “같은 동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겸손해했다. 김씨는 이씨가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정성껏 이씨를 돌봤다.
이렇게 이씨는 한인회 조현포 회장과 권남열 대외협력부장, 김도술 대표, 여성봉사회(회장 레이첼 장)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원 덕분에 한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SF총영사관의 최예경 사건·사고 담당 영사도 이 일에 발벗고 나섰다. 가족들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던 이씨가 한국에 돌아가 코로나 자가격리를 할 방법과 그의 자립을 돕는 단체를 알선하는 한편, 이씨가 무사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공항에서 이씨를 떠나보낸 변청광 사무총장은 “세상이 점점 각박해졌다고들 하지만 노숙하는 이씨의 처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나몰라라 외면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편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그 사람들의 작은 도움의 손길 덕분에 이씨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지난 22일 미국 땅을 떠나면서 이씨는 “모든 분들이 한마음으로 도와주신 은혜를 잊지 않겠다”면서 “그 기운으로 한국에 돌아가 열심히 살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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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