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비드 환자 기적의 생환…30대 알래스카 인디언원주민 여성

2021-0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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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W병원서 50일간 첨단치료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고 수주일간 사경을 헤맨 알래스카 여인이 워싱턴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최첨단 시술을 받은 뒤 기적처럼 회생해 거의 50일 만에 귀가했다.

알래스카주 파일럿 스테이션 주민인 나스타샤 사비어(사진ㆍ33) 여인은 작년 11월 코비드-19 확진판정을 받고 추수감사절 날 원주민 의료시설인 베델의 유콘-쿠스코큄 병원에 입원했다.

두 자녀를 둔 사비어 여인은 “그렇게 심하게 아픈 건 생전 처음”이라며 밥도 억지로 먹었다고 했다. 그


녀의 병세가 3주가 지나도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체력이 극도로 쇠약해지자 베델병원은 중증 폐렴환자에게 적용하는 의료적 혼수상태로 유도한 후 12월17일 항공기편으로 UW병원에 이송했다.

사비어의 치료를 담당한 UW병원 집중치료실(ICU)의 케빈 페이털 실장은 코비드-19 폐렴이 사비어의 폐는 물론 심장과 신장 등 주요 내장기관에 심하게 합병증을 일으켰다며 그렇게 많은 내장기관이 망가졌다면 대부분의 경우 환자들이 이미 목숨을 잃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진료팀은 사비어에게 즉각 투석과 함께 체외세포막 산소투입(ECMO) 절차를 시작했다. ECMO는 서북미 지역에서는 희귀한 의료장치로 환자의 몸에서 피를 심폐기계 장치로 빼낸 후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첨가해 다시 체내로 돌려보내는 장치이다.

페이털 실장은 ECMO가 코비드-19 치료에는 아직 생소하고 위험도도 매우 높아 극히 제한된 환자에게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윽고 1월7일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사비어 여인은 자신이 여전히 알래스카에 있는 줄로 알았다며 말로만 들었던 시애틀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증세가 빠르게 호전된 그녀는 병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워싱턴호수와 푸른 상록수 숲의 경관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베델 병원에 입원하기 하루 전 오빠가 코비드-19로 숨졌고 양부모와 5살난 작은 딸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앓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상심에 빠졌다.

그녀는 11일 오후 퇴원해 파일럿 스테이션 집으로 돌아갔다.

페이털 실장은 사비어처럼 젊고 건강한 여성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도 흔치 않지만 그처럼 심한 합병증을 앓으면서 죽지 않고 소생했다는 것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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