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로비던스 메디컬센터도 ‘새치기 접종’ 논란

2021-0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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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단이사, 기부자 등에 별도 통보해 접종 혜택

▶ 에버그린헬스 병원도 물의

프로비던스 메디컬센터도 ‘새치기 접종’ 논란

로이터

지난주 벨뷰 오버레이크 병원이 재단이사들과 기부자 등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접종을 ‘초청형식’으로 먼저 제공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로부터 호통을 들은 데 이어 에버렛의 프로비던스 리져널 메디컬센터도 똑같은 비리를 저질러 논란을 빚고 있다.

초대장 형식은 아니지만 커클랜드의 에버그린헬스 병원은 컴퓨터 예약시스템을 ‘시험’한다는 구실로 일부 재단이사들과 자원봉사자 및 노인환자 간병인 등에게 별도 예약코드를 알려줘 우선적으로 접종 받게 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임스는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커뮤니티 및 영어가 불편한 이민자 노인들이 백신접종을 예약하지 못해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병원들이 주민의 혈세로 마련된 백신으로 연고자들에 특혜를 제공하는 것은 백신접종의 첫 번째 원칙인 공평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프로비던스 병원재단의 자선담당관 로이 클로스는 지난 19일 보낸 내부 이메일에서 “프로비던스의 귀중한 친구들, 재단이사들 및 캠페인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특별대우로” 별도 예약사이트를 알려준다고 밝혔다.

이메일을 받은 이사 21명과 기부자 249명 등 총 420여명 중 245명이 특별 예약 사이트를 통해 실제로 백신접종을 받았다고 케이시 칼라무사 병원 대변인이 밝혔다.

칼라무사는 이번 일이 백신접종을 서두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특혜를 줬다는 인상을 줬다고 시인했다.

그녀는 지난 20일 인슬리 주지사가 벨뷰 오버레이크 병원을 질책한 후 주지사실에 프로비던스의 실책을 자진신고 했다며 실수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클랜드의 에버그린헬스 병원은 이번 주 접종순위가 65세 이상으로 넘어감에 따라 예약 시스템을 ‘부드럽게 조정하기 위해’ 이미 이메일주소가 확보된 재단이사와 기부자 등에게 시험 삼아 예약 사이트를 알려줬다며 당시 병원이 확보한 백신은 500여명 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사 24명과 자원봉사자 58명 등이 이 사이트를 통해 접종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타임스는 워싱턴대학 병원, 스웨디시 병원, 카이저 퍼마넨티 병원 및 버지니아 메이슨 등 시애틀지역의 다른 대형병원들은 이 같은 특혜비리가 없다고 보도했다.

스웨디시의 경우 시애틀대학에서 펼친 대중 접종행사에서 봉사자로 나선 일부 이사들이 일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접종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로비던스 병원으로부터 ‘우대’ 이메일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는 한 기부자는 병원 측에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부탁했고 백신도 접종받지 않았다며 “기부자들에 감사편지나 매리너스 게임 입장권을 선물하는 것은 좋지만 생사가 걸린 팬데믹 상황에서 기부자들을 정상적 순위자들 앞에 새치기로 넣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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