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멜린다 게이츠“코로나 때문에 성평등 위기”

2021-0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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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근로자 위한 정책 절실”

미국과 전 지구촌에 팽배한 여성차별 세태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위기상황’으로까지 심화됐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적, 사회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이사장인 멜린다 게이츠가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부인인 멜린다 게이츠는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저서 ‘생의 순간: 여성 파워를 강화함으로써 달라지는 세계’를 2019년 출간한 이후 성평등이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팬데믹 이후 외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작년 12월에만 여성 14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절대다수가 유색인종이었다며 팬데믹 기간의 총 실직 여성은 남성보다 100만명 이상 많다고 밝히고 이들 대부분이 저임금 서비스직종에 종사하며 자녀양육이라는 ‘무보수 노동’의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미국이 선진국들 중 연방차원의 근로자 가족병가제도를 채택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라며 자녀출산 유급휴가 혜택을 받은 여성 근로자가 2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연방의회에 새로 선출된 여성의원들이 획기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팬데믹 상황에서 여성 근로자의 자녀 등 가족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에도 10~14일간 유급 가족병가 혜택을 받아 자가격리할 수 있어야한다며 이는 연방정부의 다음 생계부양 패키지 법안에 꼭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메디케어 수혜 노인들 중 80여만명이 관련시설에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을 돌보는 것 역시 여성들의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전 세계 건강관리 요원의 70%가 여성이라며 모든 국가가 코비드-19 백신접종의 최우선순위를 이들에게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일부 미국 국민들과 달리 저개발국가의 여성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백신접종 장소에 나와 줄을 서서 기다린다며 접종을 기피하는 선진국 사람들을 오히려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게이츠 재단이 케냐나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의 질병퇴치를 위해 백신개발에 중점을 둬 왔다고 밝히고 과거에는 백신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개발돼 해당 국가에 배포될 때까지 20~25년이나 걸렸지만 코비드-19 백신의 경우 개발도, 배포도 매우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배포속도가 좀 늦지만 45일 내에 개선될 것이라며 앞으로 1년 내에 전 세계 모든 저소득 및 개발도상 국가들에 백신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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