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지난해 역대 최악이었다…항공기 157대 인도 50년만에 최저

2021-01-13 (수)
크게 작게

▶ 737맥스 641대 포함해 650대 이상 주문도 취소

보잉 지난해 역대 최악이었다…항공기 157대 인도 50년만에 최저

렌튼에 있는 보잉 공장 앞을 근로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 로이터

워싱턴주에 둥지를 틀고 있는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인 보잉이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겪으면서 경쟁사인 유럽의 에어버스에 최대 항공기 제조회사라는 타이틀을 넘겨줬다.

13일 보잉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를 통틀어 고객사에 인도한 항공기는 모두 157대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인 2019년 380대에 비해 59%가 급감한 것이고 그 이전 해인 지난 2018년 806대에 비해서는 80%이상이 떨어진 것이다.


보잉이 지난해 인도한 157대는 거의 50년 전인 1973년 156대에 이어 가장 적은 물량이다.

또한 보잉이 지난해 주문을 받은 건수도 184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인 2019년보다 25% 감소한 수치이자 1994년 이후 가장 나쁜 실적이다.

문제는 주문이 취소된 경우도 역대 최다에 달했다.

보잉은 지난해 650대 이상의 주문 취소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가운데 641대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추락참사를 겪었던 보잉 737맥스 기종이었다.

이 같은 대규모 주문 취소 등으로 보잉이 주문을 받아 생산을 앞두고 있는 항공기대수를 의미하는 생산 대기량은 모두 1026대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형편없는 보잉의 실적에 비해 유럽의 에어버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선전을 했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보잉의 3배에 달하는 566대를 제작해 항공사에 인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어버스는 인기종인 A320과 A320neo 263대를 포함해 주문이 다소 늘면서 생산 대기량이 268대가 늘어난 상태다.

보잉이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에 걸쳐 737맥스 기종이 추락하면서 탑승자 346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에다 지난해 느닷없이 닥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악재들이 겹친 결과였다.

737맥스뿐만 아니라 787드림라이너 기종도 결함 가능성에 대한 조사 때문에 생산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업계 관계자와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과거 787드림라이너 기종의 꼬리 부분에서 발견됐던 결함이 다른 부분에서도 발견돼 기체 전체에 걸친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미국 항공 당국은 새로 발견된 문제가 즉각적인 위험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해당 기종의 생산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잉은 지난해 12월에만 90대의 항공기 주문을 받아 회복 조짐을 보였다.

연말 운항이 재개된 737맥스는 유럽 저비용항공사 라이언에어가 발주한 75대를 포함해 80대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 상태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항공기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737맥스 운항도 재개돼 올해는 보잉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기대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