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 청사가 시위 중심지로…올림피아 대선 이후 보수-진보 시위대 맞서

2020-12-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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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와 진보 대립하는 한국 광화문 광장 연상’

올림피아의 워싱턴주 정부청사 단지 주변도로들이 촛불 시위대와 태극기 시위대가 세과시를 벌이는 서울 광화문 광장을 닮아가며 색깔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각종 군중시위의 무대가 돼온 청사단지는 지난달 선거 이후부터 특히 보수-진보 양쪽 시위자들이 무장한 채 맞서 일촉즉발의 상항을 빚고 있다.

보수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렌 컬프 공화당 주지사 후보의 낙선이 부정선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진보파는 이들의 주장이 날조라고 반박한다.


흑인인권 보호(BLM)나 학교재개 등 방역조치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셰릴 셸비 올림피아 시장은 주정부 당국이 청사 주변도로와 주차장들을 봉쇄해 시위자들이 다운타운 거리로 몰려들기 때문에 업소들이 피해를 입고 올림피아 경찰국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주정부는 도로와 주차장 폐쇄는 시위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반박한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실의 마이크 폴크 대변인은 이미 시위대의 폭력으로 청사단지가 피해를 입었다며 일부 근무자들이 출근하지 않거나 출근하더라도 건물 밖으로 나가지 말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론 젤시크 경찰국장 서리는 우파 시위자들이 전에도 종종 무기를 휴대하고 나왔지만 요즘은 좌파 시위자들도 화기를 들고 맞선다며 “경찰관 생활 중 처음 보는 이런 위기상황에서 양쪽 시위대의 감정이 고조될 경우 큰 재난이 일어날 여건이 충족된 상태”라고 말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12일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트럼프 지지자 청년이 상대편 시위자를 총격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순찰대(워싱턴주 경찰국)가 밝혔다.

순찰대는 총격 받은 사람이 지난 10월 시애틀 다운타운의 법원건물에 방화한 혐의로 체포된 경력이 있다고 밝히고 같은 날 발생한 또 다른 총격사건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젤시크 경찰국장 서리는 12일 시위대 충돌에서 장총을 휴대한 좌파 시위자들도 처음으로 목격됐다며 시위대 뒤쪽에 포진한 이들이 발포하지는 않아 무장 시위자의 등장만으로 정부청사 단지를 폐쇄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위자들이 다운타운으로 몰릴 경우 이에 부화뇌동 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정부 청사주변의 양극화 시위 현상은 올림피아 외에 타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 정부는 이달 초 폭력시위 위협이 잇따르자 주의사당을 폐쇄했고, 지난 10월엔 주지사를 납치하고 ‘내전’을 일으키려고 음모한 13명을 체포했다.

오리건주도 지난 21일 무장한 우파 시위자들이 주청사 건물로 난입하자 경찰이 출동해 3명을 체포했다.

한편, 인권단체인 ‘워싱턴주 3%’는 내년 1월10일 주의회가 개회한 후 매일 주청사 단지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평화적 시위를 통해 의사당 상하원 회의실을 점거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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