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대 우버운전자 강도에 아메리칸드림 무너져

2020-12-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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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가장 커플에 난자

▶ 네바다 출신 20대 뜨내기 커플 용의자로 이틀 뒤 체포

20대 우버운전자 강도에 아메리칸드림 무너져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이민 온 우버운전자 청년이 지난 13일 밤 고객을 가장한 2인조 강도에게 차 안에서 머리와 목을 난자당해 숨졌다.

경찰은 이틀 후 네바다 출신 뜨내기 커플인 올리비아 베빅(21)과 데빈 웨이드(21)를 1급살인 및 카재킹 미수 혐의로 체포해 검찰에 이첩했다.

킹 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이사콰에 거주하는 우버운전자 체르노 ‘체’ 시세이(28ㆍ사진)는 이날 밤 9시경 고객의 전화를 받고 렌튼-이사콰 로드 SE의 8300 번지 블록으로 나가 2마일 이동을 요구한 남녀를 태웠다.


하지만 시세이는 100피트도 운전하기 전에 뒷좌석 남녀로부터 칼 세례를 받았다. 그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그의 기아 스포티지 차량은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췄다.

경찰은 우버 측으로부터 시세이와 탑승 요청자(웨이드)의 핸드폰 기록을 넘겨받아 범인들의 차량을 추적한 끝에 이틀 후인 15일 핸드폰 기록과 동선이 일치하는 흰색 닛산 올티마 차량을 벨뷰의 팩토리아 몰 인근에서 발견했다.

그날 밤 남녀를 업소절도 혐의로 체포하고 차량을 압류한 경찰은 차 안에서 시세이의 핸드폰과 탑승요청에 사용된 핸드폰 및 피 묻은 칼 두 자루를 찾아냈다.

베빅은 경찰신문에서 자기와 웨이드는 사건 당일 여러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하느라고 바쁘게 보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이 시세이의 사진을 제시하자 모르는 사람이라고 잡아뗐지만 이어 두 핸드폰의 기록을 들이대자 진술을 거부하고 변호사 상담권리를 주장했다.

그는 웨이드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웨이드는 탑승요청을 한 핸드폰이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베빅의 핸드폰 기록을 조사한 결과 그녀가 시세이 피살사건 뉴스를 탐색했고 자신의 디지털 흔적을 삭제하는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베빅은 또 핸드폰으로 시택공항 정보를 탐색한 것도 드러나 이들이 시애틀에서 도주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한편 사건현장 부근의 한 주민은 13일 밤 밖에서 “쾅” 소리가 나서 나가봤더니 자동차가 나무를 들이받고 헤드라이트를 켠 채 엔진이 공전하고 있었다며 피투성이 운전자의 몸이 문 밖으로 벨트에 걸린 채 쓸려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출동한 구급대원과 함께 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이스트사이드에 10여년전 이민 온 시세이는 6피트 장신의 만능 운동선수로 최근 갬비아로 돌아가 국가대표 축구선수 선발에 응모했다고 그의 사촌이 밝혔다.

시세이는 부상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왔고 함께 나갔던 그의 어머니는 아직 갬비아에 머물고 있다고 사촌은 덧붙였다.

시세이의 장례식은 지난 17일 많은 일가친척과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린우드 회교사원에서 열렸으며 그의 시신은 스노호미시에 소재한 무슬림 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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