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정모(32)씨의 두 살배기 아들은 평소 밥도 잘 먹고 건강했다. 어느 날 새벽에 두 살배기 아들이 갑자기 배가 아파 훌쩍거리다 이내 심한 복통으로 10분~15분 주기로 바닥을 뒹굴 정도가 됐다.
정씨는 자신의 아들이 붉은 변까지 보자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 X선와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장중첩증이었다. 정씨는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여겼던 자신의 아들의 증상을 소홀히 여기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장중첩증은 상부의 장이 망원경을 접는 것처럼 장이 하부 장 속으로 밀려 들어가 겹치거나 포개어져 혈액이 잘 돌지 않는 질환이다. 소장이 대장으로 말려 들어갈 때가 가장 흔하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기에 치료가 늦어지면 장 괴사로 장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주로 2세 미만 영ㆍ유아에서 많이 발생한다.
양무열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갑자기 장이 꼬이는 장중츱증이 생기면 건강하던 아기도 심한 고통으로 울며, 다리를 배 위로 끌어 당기기도 하고, 장이 막혀 구토할 수도 있다”고 했다. “1~2분 정도 발작한 뒤 5~15분 간 증상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끈적끈적한 혈변을 보기도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중츱증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복부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장이 말려 들어갔기 때문에 횡단면에서 장이 겹쳐진 모양을 초음파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소아 장중첩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면역력 약화와 장염 등을 일으키는 세균 감염이나 감기와 식중독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장중츱증을 예방하려면 양치ㆍ손씻기 등 위생 관리와 감기 등 가벼운 질병도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는 탈수를 막기 위해 수액 요법을 시행하고 방사선 투시 하에 공기를 주입하고 압력을 이용해 말려 들어간 장을 원래대로 되돌리게 된다. 그러나 시술로 치료되지 않거나 창자 괴사 및 천공, 복막염이 의심되면 장 절제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공기 정복술(공기 관장)’로 장중츱을 잘 풀어도 10% 정도에서 재발한다. 양무열 과장은 “재발 여부를 확인하면서 아기의 탈수 교정을 위해 입원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며 “시술로 잘 풀렸고 장 괴사가 없으며 장 절제술을 받지 않았다면 후유증은 크게 남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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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