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팬데믹‘동고서저’…워싱턴주 동부가 더 심각

2020-12-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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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대비 사망률 2배

워싱턴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이 뚜렷한 ‘동고서저(東高西低)’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20일 주 보건부(DOH) 데이터를 분석해 보도했다.

타임스는 캐스케이드 산맥을 경계로 동부 농촌지역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가 인구 10만명당 69.1명으로 서부 도시지역의 33.6명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야키마 카운티의 코로나 사망률은 10만명당 118.9명이나 돼 워싱턴주에서 가장 높았다. 서부지역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킹 카운티의 42.8명보다 거의 3배나 된다.


야키마 카운티를 이어 프랭클린 카운티 78.5명, 아담스 카운티 78.2명, 벤튼 카운티 74.4명, 그랜트 카운티 72.9명 순이었다. 사망률 외에 확진율과 입원율 역시 동부가 서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 워싱턴주의 경우 킹 카운티에 이어 스노호미시 카운티 40.7명, 피어스 카운티 33.9명, 클라크 카운티 27.2명, 그레이스 하버 카운티 26.8명, 아일랜드 카운티 24.6명, 스캐짓 카운티 24.5명, 왓콤 카운티 22.8명 순이었고 샌완 카운티와 와키아쿰 카운티에선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서부 워싱턴주의 퓨짓 사운드 일원을 휩쓸었을 때 동부지역에서는 그랜트 카운티의 퀸시에서 환자 한 명이 나왔을 뿐 한동안 잠잠했다가 가을철 이후 갑자기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약수 호수’인 소프 레이크가 위치한 그랜트 카운티에서만 지난 16일까지 73명이 사망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마지막 6주간 숨을 거뒀다.

소프 레이크 인근의 맥케이 요양재활센터에선 입주자 31명 중 15명이 사망했다.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보건당국은 아예 감염경로 추적을 포기한 상태다.

보수 백인 농장주들이 많은 그랜트 카운티에선 아직도 마스크 착용이나 식당 폐쇄 등 정부조치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한 히스패닉 마켓업주는 백인 고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말하기가 겁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원망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지역 득표율을 66%나 기록한 트럼프 자신이 마스크 착용을 한사코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마켓업주는 설명했다.


맥케이 요양재활센터 건물은 1937년에 건축돼 환기시설이 열악한데다 1개 병실에 환자 3명을 수용하고 있다.

지난달 초 갑자기 확진자들이 밀어닥치자 간호사 42명 중 대다수가 감염돼 격리됐고, 나머지 간호사들이 24시간 교대제로 근무하다가 모두 녹초가 됐다.

결국 중증 입주노인 24명을 90마일 떨어진 파코의 양로병원으로 이송했다. 맥케이 원장은 이들 노인 중 대부분이 살아서 고향 소프 레이크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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