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텍사스주 오스틴, 시애틀 적수는 안돼

2020-12-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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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세금만으론 부족, 차라리 벨뷰가 더 경쟁대상”

텍사스주 오스틴, 시애틀 적수는 안돼
텍사스주 오스틴이 최근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공룡기업 오라클을 유치하는 등 미국의 신흥 IT 산업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가 시애틀에 위협이 될까?

시애틀타임스 경제 칼럼니스트 존 탈턴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타주들이 높은 세금과 강도 높은 규제로 기업들을 내쫓고 있지만 텍사스주는 친기업 환경에 낮은 세금과 전국 최고수준의 노동력을 갖추고 있어 기업들이 밀물처럼 몰려온다”고 자랑했다.


애플은 지난해 10억달러를 들여 오스틴에 직원 5,000여명이 입주할 캠퍼스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오스틴에 소프트웨어 개발 오피스를 두고 있고, 휼렛-패카드도 본부를 휴스턴으로 옮기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이들 대기업체 외에 캘리포니아 주민 68만7,000여명이 지난 10녀간 텍사스로 이주했다.

탈턴은 텍사스주의 주도인 오스틴이 주내 다른 도시들보다 진취적이고 관용적이며 텍사스대학 본교가 자리 잡고 있어 교육과 예술 등이 발달돼 있으며 주거비용이 저렴한 점 등 매력이 있지만 형편 없는 대중교통수단, 여름철의 지독한 찜질더위, 전국 대도시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방출양 등 생활환경이 좋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탈턴은 오스틴이 시애틀보다 하이텍 중심도시로서 적어도 한 세대는 뒤떨어졌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는 오스틴은 물론 다른 어느 도시들보다도 좋은 기업한경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IT 대기업들이 시애틀에 진출하는 이유도 시애틀이 실리콘밸리보다 저렴한 경비에 젊은 인재들이 선호하는 생활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탈턴은 낮은 세금과 가벼운 영업규제 및 자유주의 정책 등 소위 친기업환경이 대기업들을 유치하는 주 원인은 아니라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미시시피나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같은 곳에 기업체들이 옮겨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IT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요건은 매우 복합적이라며 유사 기업체들이 많고 인재들이 풍부하며, 좋은 대학시설과 주민들의 높은 교육수준 외에 생동감 있는 도시 분위기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대중교통시설과 다양성에 대한 주민들의 관용 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탈턴은 오스틴이 시애틀의 라이벌이 결코 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라며 그런 의미에서는 보스턴, 샌디에이고, 덴버, 포틀랜드도 시애틀의 라이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애틀시의회의 극단적인 반기업 정책을 감안할 때 현재 시애틀의 가장 강력한 경쟁대상은 오스틴이 아닌 이웃 도시 벨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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