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식당업주들 ‘점프스타트’ 제소한 상공회 규탄

2020-12-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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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살릴 세금을 업계단체가 막아”

시애틀 식당업주들 ‘점프스타트’ 제소한 상공회 규탄

코로나로 문을 닫은 한 가게 / 로이터

시애틀지역 식당업주 단체인 시애틀 식당연합(SRU)이 고액 봉급자들에게 부과될 시정부의 소위 ‘점프스타트(JumpStart)' 세금에 반대 소송을 제기한 광역 시애틀 상공회의소를 규탄하고 나섰다.

SRU는 14일 발표한 강경한 어조의 성명에서 점프스타트 세금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곤경에 처한 소규모 자영업체와 그 근로자들을 도울 귀한 자금원이라며 “식당의 권익을 대변한다면서 투쟁 대상도 제대로 모르는 상공회의소의 소송은 방향이 틀리고 유해하며 우리를 격분케 만든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킹 카운티 법원에 점프스타트 반대 소송을 제기한 상공회의소는 SRU의 비난에 대해 “점프스타트 세금은 주정부가 금지하고 있는 소득세를 시애틀 시의회가 월권적으로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며, 불법적으로 거둬들인 세금으로는 경기부양을 확고하게 이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6일 고액 봉급자 과세법안을 통과시키고 점프스타트 법안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자동차의 꺼진 배터리를 살려 엔진을 시동하듯이 팬데믹 피해업소들에게 긴급 수혈할 세수를 마련한다는 취지이다.

내년에 발효하는 이 세금은 연간 2억달러를 거둬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세수는 팬데믹이 끝날 경우 2022년부터 서민주택 확충과 그린 뉴딜 정책에 따른 투자 등에 전용될 예정이다.

점프스타트 세금의 부과 대상은 연간 고용인 봉급지출이 700만달러 이상인 기업체에 고용된 근로자들 중 연봉이 15만달러 이상인 직원들이다.

세율은 연봉의 0.7%에서 시작되지만 아마존처럼 직원봉급 지출이 10억달러 이상인 기업체에서 연봉 40만달러 이상을 받는 직원들에겐 2.4%까지 부과된다.

점프스타트 법안이 시의회를 통과하자 시민단체와 노조 등은 이를 지지했지만 기업주들 사이에는 찬반이 엇갈렸다.

특히 시애틀 상공회의소는 이 세금이 불법적이어서 시애틀의 경제회복을 팬데믹 기간은 물론 향후 장기적으로도 방해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상공회의 앨리시아 틸 대변인은 시의회도 점프스타트 법이 소송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중 시애틀 관내의 600여 식당과 술집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았다. 주 전체적으로도 식당업계는 다른 어느 업종보다도 많은 실업자를 쏟아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팬데믹이 더 기승을 부리고 영업제한조치도 더 강화됨에 따라 폐업하는 식당이 더 많아질 것으로 우려한다.

SRU가 상공회를 공개 규탄한 14일 시의회는 소규모 접객업소와 고용인들을 위해 500만달러의 긴급 구제금을 승인했다.

이 금액 중 절반은 식당 및 술집 업주들에게, 나머지 절반은 근로자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SRU는 주로 시애틀 관내에 소재한 248개 식당 및 술집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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