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노 교육감 사임에 찬반 논란…내년 6월 임기만료 전 사퇴

2020-12-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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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민 출신 첫 시애틀 교육수장

인디언원주민 출신의 첫 시애틀교육구 수장인 데니스 주노 교육감이 8일 사임할 뜻을 밝히자 교육구 안팎에서 환영과 반대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교육계 인사들과 학생 및 흑인인권단체 NAACP 등과 갈등을 빚어온 주노 교육감은 시애틀교육위원회로부터 연임계약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내년 6월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3년만이다.

주노는 성명서를 내고 “시애틀교육구가 계속 발전하려면 교육위의 단합된 지원이 필수 불가결하다. 교육구는 교육육위와 함께 이끌어갈 새 교육감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의 사임발표에 일부 관계자들은 그녀가 흑인학생 등에 대한 교육불공정 제도를 ‘유감없이’ 개선하겠다던 공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녀에게 시간을 더 줘야한다거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다른 유능한 후임자를 물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대두됐다.

몬태나주 교육감 출신으로 연방하원 선거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주노는 2018년 가을 시애틀 교육감으로 영입됐다. 그녀는 특히 원주민 출신이라는 점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올봄 팬데믹이 터진 후 학교 재개문제를 놓고 인사권자인 교육위와 의견충돌을 빚어왔다. 특히 작년가을 새로 선출된 4명의 교육위원들은 주노가 독불장군 식으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교육구 전체 학교가 인종학을 필수과목으로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일부 교사 및 학생들과도 긴장감이 조성되자 NAACP가 지난 10월 주노 교육감의 해임을 정식 요구했다. NAACP는 주노가 인종학 도입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고 자신의 주위에 다양한 인종배경의 참모들을 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구와 파트너십 관계인 기술접속재단(TAF)의 트리시 지코 회장은 주노 교육감을 축출하는 것은 ‘시애틀의 상투적 회전 틀“ 양상이라고 비꼬았다. 그녀는 주노가 반대자들의 제안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대뜸 ”쫓아내버리자“는 반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시애틀 커뮤니티 칼리지 연합의 슈안 팬 학감은 주노의 노력으로 최근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학생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주노가 고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커뮤니티 칼리지의 교과과목과 등록절차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주역이라며 “다른 어디서 이만큼 용기 있는 새 교육감을 찾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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