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부 ‘패시피카’ 지도자들, ‘아시아-태평양군도’ 인종분류 반대

2020-11-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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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계와 사회-경제적 괴리 지적

인구조사(센서스) 인종분류 중 아시아 및 태평양군도 인종을 지칭하는 ‘Asian Pacific Islander'(API)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태평양계 주민들 사이에 일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API, 또는 그보다 더 포괄적인 APA(아시아-태평양계)를 기반으로 하는 단체나 예술-학술기관 등이 허다하고 워싱턴주에서는 매년 아·태전통의 달 행사가 진행되며 주지사 자문기구로 아·태 문제 위원회도 설치돼 있다.

원래 동양계는 미국인들 사이에 ‘오리엔털’로 불렸지만 1960년대 말 미국 내 범 아시아계 학생들이 캠페인을 벌여 고리타분하고 지역적 이념이 풍기는 이 용어를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대체했다.


연방 센서스국은 1980년대 아시아계와 태평양계를 합쳐 API라는 인종그룹을 신설했고, 1997년 연방정부 관리예산청(OMB)이 다시 아시아계와 ‘하와이 및 기타 태평양 군도 원주민(NHPI)’계로 분류했다. 하지만 API와 APA 용어는 일반사회에서 여전히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요즘 일부 태평양계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API에서 ‘P'를 제외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미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 및 폴리네시아 출신을 뜻하는 소위 ’패시피카‘(태평양군도계)들이 아시아 계와 사회-경제적으로 큰 괴리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같은 인종그룹으로 분류될 경우 연방정부 지원정책에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태평양군도 커뮤니티연합(PICA)의 창설자 겸 회장인 조셉 세이아는 워싱턴주의 하와이-태평양군도 출신 주민이 전국 주 중 3번째로 많지만 이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률은 백인이나 아시아계보다 7배나 높다고 지적하고 이들을 아시아계 비율에 맞춰 치료받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세이아는 태평양군도 주민들은 지역적으로 아시아와 가깝지만 역사적 피해황은 오히려 미국본토의 인디언 원주민들과 더 비슷하다며 마샬 군도 주민들은 원폭실험의 방사능 피해를 입었고, 식민지가 된 후 사모아 주민들은 급격한 식생활 변화로 거의 3분의1이 당뇨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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