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김종양·박상원 부부 “입원 병원은 포로수용소 같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병한 지난 4주간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것과 같았습니다”. 의료시설이 매우 열악한 아프리카 땅에서 코로나19 고위험군인 70대 한인 선교사 부부가 감염돼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은 후 최근 밝힌 소감이다.
남부 아프리카 에스와티니를 중심으로 34년간 선교 사역을 한 김종양(74)·박상원(70) 선교사는 지난 9월 24일 자 선교 편지에서 주변의 기도와 현지인의 도움으로 완치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요즘 건강이 어떠한가’라는 연합뉴스 질문에 “우리는 아직 후유증으로 약간 힘들지만,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 선교사는 편지에서 자신들이 입원해 있던 루봄보 정부 병원은 현지 선교관에서 두 시간 거리로 고위 관리, 왕실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전문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포로수용소와 같았다”라고 말했다. 발병으로 당초 심장에 통증까지 왔던 김 선교사는 입원 며칠 동안 의사들의 집중 치료로 차츰 좋아졌지만, 부인 박 선교사는 고열과 기침, 통증을 호소하며 몇 번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새로운 약도 어렵사리 구해 주사를 맞으면서 부인은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우여곡절 끝에 같이 퇴원해 집 근처 클리닉에 다니며 치료를 한 결과, 코로나19 검사에서 부부 둘 다 음성으로 바뀌었다. 김 선교사는 “코로나19는 정신적, 육체적, 영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전염병이었다”라면서 “무엇보다 사람을 만날 수 없어 고독하게 하고 약이 없어서 치료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하며 고열과 기침으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약 한 달 동안 힘들고 위험한 순간들을 보내면서 가족과 부부간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배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