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5% 앓는‘위축성 위염’, 헬리코박터균 때문?
2020-10-13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 한국인 25% 위축성 위염 앓는다
▶ 내시경 검사로 위장상태 점검해야
위염은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에게 흔한 질병이다. 특히 ‘위축성 위염’이 가장 많아 한국인의 25% 정도가 앓는다.
위축성 위염은 위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 두려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위축성 위염이 생겼다하더라도 방치하지 않고 꾸준히 관찰하고 치료하면 위암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위축성 위염은 말 그대로 위 점막이 위축돼 생기는 위염이다. 위염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다. 대부분 헬리코박터균에 감염이 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위 점막이 얇아지면서 위축 현상이 나타난다.
위축성 위염은 이 위축 현상이 넓게 진행됐을 때를 말한다. 위축성 위염은 때에 따라 위상피세포가 없어진 자리에 장상피세포가 생기면서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ㆍ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바뀌는 것)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장상피화생이 생기면 암 전구 단계인 선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종은 시간이 지나면 위암으로 악화하게 된다. 위축성 위염은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위축성 위염은 대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나 약물, 알코올, 커피나 담배 등의 요인과 심리적 스트레스가 겹쳐서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 만성신부전이나 동맥경화증, 철분 결핍성 빈혈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위암이나 위궤양 등으로 위 수술 후 위축성 위염이 생기기도 한다.
위축성 위염은 초기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환자 자신은 위축성 위염의 발병 여부를 알 수 없다. 드물게 상복부 불쾌감, 복통, 속쓰림, 소화불량의 증상을 호소하지만 위축성 위염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내시경 검사로 위 속 헬리코박터균 여부와 위장의 위축 상태를 점검하고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 등을 해야 한다.
건강검진으로 위축성 위염을 발견했다면 꾸준한 관찰과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위축성 위염은 헬리코박터균 외에도 명확한 원인 없이 노화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어 헬리코박터균의 제균만으로 근본적으로 치료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증상을 호전할 수 있는 치료를 하면서 일상생활 속 관리를 장기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위축성 위염을 예방하려면 위에 과도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뜨거운 음식이나 알코올, 카페인, 향신료 등 위 점막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음식을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 또 평소 식사할 때 소화가 잘 되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 위주로, 위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폭음과 폭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식습관 개선과 함께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위축성 위염이 의심되거나 발병했다면 1~2년에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하면 된다. 정확한 검사 주기는 위 상태를 바탕으로 전문의와 상의해 정하면 된다.
<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