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을 가리키는 호칭은 다양하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불교의 출가수행자를 가리키는 한자문화권의 중립적 용어는 승려(僧侶)다. 우리말 스님은 그중 승(僧)에다 높임말 ‘님’을 덧붙인 용어다.
그렇다면 중은 비하하는 말일까? 본래는 지극한 높임말이었다고 한다. 신라시대 초기 왕을 가리켰던 차차웅(次次雄)이 시대를 거치면서 ‘차차웅→차츙→츙→듕→중’으로 변했다고 한다.
승려는 맡은 바 직분에 따라 이판승과 사판승으로 나뉜다(흔히 막다른 궁지를 뜻하는 이판사판은 조선시대에 숭유억불정책에 따라 승려가 된다는 것은 곧 막다른 궁지의 천인이 된다는 부정적 인식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판승이란 참선수행 경전공부 등 수도에 전념하는 승려를, 사판승이란 사찰의 재산관리와 운영사무를 총괄하는 승려를 뜻한다. 사판승의 가장 흔한 예가 주지다.
안주호지(安住護持), 구지호지불법(久持護持佛法)에서 나온 용어인 주지는 절에 상주하면서 절의 재산 및 수행자들과 신도들을 보호하는 승려다. 주직(住職)으로도 불린다. 큰 절의 경우 주지를 보좌하는 3직(三職/총무 재무 교무) 소임도 있고 여기에 포교 호법 사회 문화를 더해 7직 등을 더해 7직 소임을 두기도 한다.
회주(會主)는 본래 회상(會上)의 주재자다. 회상은 큰 법회를 뜻하기도 하고 스님들의 모임인 문도(門徒)를 뜻하기도 한다. 법주(法主)는 다르마에 통달한 승려, 진리의 주인을 가리키는데 지금은 회주처럼 불사나 회상의 주재자로 추대된 스님을 용어가 됐다. 방장(方丈)은 유마거사의 거실이 일장사방(一丈四方)이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인데 중국에서는 선사의 주지가 쓰는 거실을, 한국에서는 총림의 최고 어른스님을 칭하는 말이 됐다. 원주(院主)는 주지의 별칭이기도 하고 공양을 준비하는 총책임자를 뜻하기도 한다. 사찰의 살림살이를 총감독하는 용어로 주지 대신 도감(都監)을 쓰는 경우도 있다. 화상(和尙)은 스승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우파댜야(upādhyāya)에서 비롯됐다. 요즘은 덕이 높은 승려를 가리킨다.
남자승려를 뜻하는 비구(比丘)는 비크슈(bhiksu) 비쿠(bhikkhu)의 음역으로 걸사(乞士/걸식하는 수행자)로 의역되기도 하는데, 한국불교에서 승려가 되는 과정에 따라 나누면, 사미/사미니, 비구/비구니가 된다. 사미니와 비구니 사이에 식차마나니를 거치기도 한다. 비구/비구니는 비구계를 수계한 남녀승려, 사미/사미니는 십계를 수계한 남녀승려를 말한다.
동자승(童子僧)은 동자삭발을 한 승려다. 동자(童子)는 승려가 되기 위해 절에서 숙식하며 공부하는 아이를 말한다. 대처승(帶妻僧) 또는 화택승(火宅僧)은 결혼하여 아내와 가정을 둔 남자승려를 가리킨다.
4부중이나 7부중은 출가승려만을 뜻하지 않는다. 4부중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5계를 받은 남자 재가신자) 우바이(5계를 받은 여자 재가신자)를 일컫는다. 흔히 4부대중(四部大衆)으로 불린다. 7부중은 4부중에다 사미 사미니 식차마나가 더해진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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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