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전자 판독의 전면 도입을 주장했다.
조코비치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다니엘 엘라히 갈란(153위·콜롬비아)을 3-0(6-0 6-3 6-2)으로 꺾은 뒤 기자회견에서 "계속 선심이 있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테니스에서 전통과 같은 문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왜 신시내티 대회나 뉴욕 대회처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이어 "기술이 발달해 있는 요즈음에도 선심이 코트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내 의견"이라고 기탄없이 주장했다.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은 역시 유일하게 전자 판독 시스템인 호크아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공이 라인 근처에 떨어진 경우 주심이 코트로 내려가 바닥에 찍힌 공 자국을 육안으로 보고 판정을 내린다.
다만 이 경우 역시 선수와 심판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도 전자 판독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의 전자 판독 시스템 도입보다 한 발 더 나가 선심을 아예 없애고 라인 판정을 모두 기계화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지금은 비용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조만간 선심을 계속 둬야 하는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코비치가 처음에 언급한 신시내티와 뉴욕 대회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고, 코트 내 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심 대신 전자 판독을 사용했다.
다만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은 메인 코트에만 선심을 뒀는데 조코비치는 메인 코트에서 열린 16강전 도중 실점 후 신경질적으로 쳐 보낸 공이 선심의 목에 맞는 바람에 실격됐다.
이 실격패는 올해 조코비치가 당한 유일한 패배다.
조코비치는 "(공을 운반하는) 볼 퍼슨은 필요하겠지만 선심은 솔직히 (존재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며 "전통과 관례 이외에 선심이 있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 이유가 있다면) 내가 뉴욕에서 했던 일도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조코비치가 선심이 필요 없다는 발언으로 선심들의 분노를 또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2010년부터 11년 연속 프랑스오픈 16강 진출에 성공한 조코비치는 카렌 하차노프(16위·러시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