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사들 “팬데믹 끝난 후 교인 감소 우려”

2020-10-01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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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로 늘어… 92% “코로나 위기 극복할 것”

목사들 “팬데믹 끝난 후 교인 감소 우려”

6개월 만에 온라인으로 재개된 충현선교교회 구역사역자 훈련모임에 구역장 등 사역자 100여명이 줌 영상회의에 참여했다..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팬데믹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다. 하지만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교회들에게는 적지 않은 우려가 남을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서 교회 목사들은 팬데믹이 종료되더라도 출석 교인 수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여론 조사 기관 ‘바나 그룹’(Barnar Group)이 최근 발표한 ‘교회 지도자 동향 보고서(Church Pulse Leader Survey)’에서 절반이 넘는 목사가 교인 감소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달 10~18일 개신교 목사 약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목사 중 약 52%가 교인 감소를 우려했는데 이중 약 46%는 ‘약간 감소’, 약 6%는 ‘급격한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바나 그룹은 팬데믹이 시작된 3월20일 이후 매주 목사 등 교회 관계자를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교회 동향을 점검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는 17주 차 조사다. 이 기간 중 교인 감소를 우려한다는 목사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고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6주 차 조사 때까지 교인이 약간 감소할 것을 우려한 목사는 20%를 넘지 않았으나 12주 차 이후부터 40%를 넘기 시작했다. 교인 감소에 대한 목사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인 약 92%의 목사가 교회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미국 내 대다수의 교회가 현장 대면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면서 교인 감소에 대한 우려가 시작됐다. 최근 들어 현장 예배를 재개한 교회가 하나둘씩 늘고 있지만 교인 감소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약 57%의 목사가 교회에서 실내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답했고 약 15%는 9월 중에 예배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사 중 약 23%는 10월 중에 현장 예배 재개 계획을 밝혔고 약 13%는 올해 안에 현장 예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현장 예배를 재개한 교회 중 약 65%는 코로나 방역 지침을 시행 중으로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교인들의 믿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목사 중 약 18%가 교인들의 믿음이 약해지고 있음에 동의했는데 3월 실시된 1주 차 조사 때의 1%에 비해 크가 증가한 수치다. 반면 교인들의 헌금 액수는 팬데믹 초기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주 차 조사 때 전주 헌금이 ‘조금 감소’했다는 답변은 약 32%, ‘급격히 감소’했다는 답변은 약 47%로 조사 대상 대부분의 목사가 현금 감소를 경험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헌금이 ‘조금 감소’, ‘급격히 감소’ 감소했다는 비율은 각각 약 22%와 약 5%로 헌금 감소 교회 비율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바나 그룹 데이빗 키나맨 대표는 최근 공영 라디오 방송에 출연, 향후 18개월 동안 교회 5곳 중 1곳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팬데믹 이후 교회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키나맨 대표는 “현장 예배를 재개한 교회도 교인 감소를 경험하고 있어 경제적 도전이 불가피하다”라며 “팬데믹을 계기로 교인 및 헌금 관리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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