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이적으로 ‘AL 동부’ 식구 됐지만 맞대결 불발
'고교 선후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의 메이저리그 맞대결이 결국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류현진과 최지만은 인천 동산고 출신 메이저리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작 메이저리그에서 마주해본 적이 없다.
둘은 올해 처음으로 같은 지구에서 뛰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류현진이 올 시즌을 앞두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하면서다.
토론토를 비롯해 최지만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와 뉴욕 양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구성한다.
동산고 졸업 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 2006년 신인으로 입단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만 뛰었다.
4년 뒤 동산고를 졸업한 최지만은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 마이너리거 생활을 하다가 2016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고, 2017년 양키스, 2018년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탬파베이에 왔다.
에인절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밀워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했다. 모두 다저스와 맞대결할 가능성이 적은 팀이었다.
올해를 앞두고 상황이 달라졌다.
류현진이 토론토에 오고, 최지만이 탬파베이의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두 선수의 '알동'(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맞대결 기대가 높아졌다.
류현진이 토론토의 에이스로서 7월 25일 열린 2020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는데, 상대 팀이 바로 탬파베이였다.
그러나 탬파베이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최지만이 빠졌다.
좌타자인 최지만은 좌투수에 약하다는 데이터에 발목을 잡혀 좌완 선발투수와 만나는 경기에서 자주 제외됐다.
류현진은 개막전에서 4⅔이닝 3실점으로 일찍 내려갔고, 최지만은 경기 후반인 8회말 대타로 등장해 볼넷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8월 23일에도 탬파베이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최지만은 이번에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다가 연장 10회말에 대타로 나와 고의볼넷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 일정이 축소되는 바람에 류현진의 탬파베이전 등판은 이 두 경기로 끝났다.
희망은 있었다. 토론토와 탬파베이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양 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3전 2승제)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과 최지만의 포스트시즌 맞대결도 무산됐다.
류현진은 ALWC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했지만, 1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7실점(3자책)으로 난타당하고 조기에 강판당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갓 돌아온 최지만은 또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고, 류현진이 내려간 이후에 대타로 나와 2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탬파베이는 ALWC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 진출했다. 토론토는 씁쓸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