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번째 생일 하루 앞두고 우승…역대 최연소 2위
21세의 신예 라이더가 세계 최대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 정상에 올랐다.
타데즈 포가차(슬로베니아)는 20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끝난 2020 투르 드 프랑스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포가차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출발해 파리까지 총 21구간 3천470㎞를 87시간 20분 5초에 달려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를 상징하는 옐로저지(마요 존)를 입었다.
포가차는 막판 선두 경쟁을 벌인 2위 프리모시 로글리치(슬로베니아)를 59초 차로 따돌렸다.
1998년 9월 21일 태어난 포가차는 현지시간으로 자신의 21세 마지막 날에 투르 드 프랑스를 제패했다.
AP·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가차는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04년 20세에 우승한 앙리 코르네(프랑스)를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지난해 22살에 우승한 에간 베르날(콜롬비아)의 기록도 1년 단축했다.
포가차는 투르 드 프랑스 데뷔전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슬로베니아 출신 최초 우승자다.
로글리치가 2위를 차지하면서 슬로베니아는 이번 대회 1·2위 선수를 모두 배출했다. 한 국가 출신 선수들이 투르 드 프랑스 우승과 준우승을 휩쓴 것은 2012년 영국의 브래들리 위긴스·크리스 프룸 이후 처음이다.
스키점프 선수에서 사이클 선수로 변신한 로글리치는 19구간까지 11일 동안 선두를 달려 우승 기대를 키웠지만, 20구간 도로독주에서 우승한 포가차에게 선두를 빼앗겨 우승을 날렸다.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은 직접 파리를 방문해 선의의 경쟁으로 나란히 시상대에 오른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인구 200만명에 불과한 슬로베니아는 두 선수의 활약으로 축제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포가차는 개인종합 우승뿐 아니라 산악왕과 영 라이더까지 거머쥐며 총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포가차는 개선문을 배경으로 설치된 시상대에서 슬로베니아 국기를 어깨에 두르고 "모두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3주일 동안 모든 구간에서 응원해주신 팬들은 정말 굉장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포가차의 소속팀 UAE 에미리츠는 우승 상금 62만3천930유로(약 8억6천만원)를 받았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21구간에서 우승한 샘 베넷(아일랜드)은 스프린트 포인트를 가장 많이 획득한 선수가 입는 그린 저지(마요 베르)를 입었다.
380점을 획득한 베넷은 작년까지 7차례 그린저지를 차지한 최강 스프린터 피터 사간(슬로바키아·284점)을 96점 차 2위로 밀어냈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약 2달 연기된 끝에 열린 이번 대회는 철저한 방역 속에서 치러졌다.
파리 결승선 주위에는 방역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쓴 5천명의 팬만 모여 선수들을 응원했다.
투르 드 프랑스를 총괄하는 크리스티앙 프뤼돔 디렉터와 출전팀의 일부 직원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격리 조처됐지만, 176명의 참가 선수 중에서는 아무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