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무역적자 12년래 최고… 내년에 ‘나랏빚 > GDP’

2020-09-08 (화) 12:00:00 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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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21.9조달러, GDP의 104.4%$ 코로나 사태로 75년만에 역전

▶ 경기 안심 못해 추가부양 준비$ 부채비율 5년뒤 107% 관측도

내년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지출확대 때문인데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2021회계연도(2020. 10~2021. 9) 연방정부 부채가 21조9,310억달러(약 2경6,027조원)로 미 GDP의 104.4%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대전 직후인 1946년(106%) 이후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경제규모를 웃도는 셈이다. 2020회계연도의 부채비율은 98.2% 수준으로 추정된다.

부채급등은 코로나19로 지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경기침체로 세입이 줄어든 탓이다. 미 정부는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 진단검사와 백신 연구개발, 대출을 비롯한 실업급여 등 부양책, 지방정부 지원으로 총 2조7,000억달러를 썼지만 2·4분기 세입은 전년 대비 10%나 감소했다.


2020회계연도 재정적자만 무려 3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한 액수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두 당의 간극이 크지만 공화당은 1조3,000억달러,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 안팎의 추가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재정지출을 줄일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제조업의 V자 반등에도 미국의 회복은 깨지기 쉬운 상태”라며 “나는 적자를 걱정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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