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선은 격렬해지는데 불안한 선거행정

2020-06-30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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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속에서 치러지고 있는 미국의 선거는 미국이 위기 상황 속에서 얼마나 잘 대처를 하고 있는 지를 진단할 수 있다. 6월 23일 치러진 뉴욕의 예비선거 결과는 주정부의 부재자 투표 확대 방침으로 2주후에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월스트릿 저널에 의하면 부재자 투표 신청서를 받지 못한 경우 선거일 하루 전까지 투표용지를 선관위로 발송해야 하는데, 부재자 투표용지가 선거 당일 도착했거나 아니면 선거가 지나고 도착했다.

또 투표용지를 받고 보니 대통령 투표용지와 뉴욕주의 투표용지 2장이 있어야 하는데, 1장만 있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그리고 변경된 투표소, 수시간 늦게 열린 투표소, 투표용지 2장중 1장만 주는 경우도 있었다.


뉴저지의 경우는 모든 선거를 우편투표로 한다. 문제는 선관위 직원들이 우편투표를 열려고 하지 않고 출근도 잘 하지 않고 있어서, 우편투표를 개봉하지 않고 X-Ray 스케너로 개표 하려고 하는데 그 정확도를 놓고 다툼의 여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여러 이유로 인해서 이행되지 않는 상황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와중에도 민주당 텃밭(Blue State) 뉴욕은 지난 2년 전보다 더 많은 진보 정치인들이 주와 연방으로 진출하고 있다. 진보의 아이콘 AOC(Alexandria Ocasio-Cortez)와 버니 샌더스의 지지를 받는 연방의원 2명이 더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 16지역구의 16선의 엘리엇 엥겔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을 크게 이기고 있는 브롱스의 중학교 교장 출신의 자말 보우만과(Jamaal Bowman) 비영리 기관의 대표이자 변호사인 몬데얼 존스(Mondaire Jones)가 은퇴하는17지역구 니타 로이(Nita Lowey) 자리에서 거의 승리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이렇게 거목 정치인들을 이기고 연방의원에 도전하는 민주당내 진보 정치인들이 2020년에 수십명으로 늘어날 수 있게 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더욱더 머리가 아파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AOC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뉴욕주 상원과 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2018년 보다 더 많이 당선이 되었다. 특히 뉴욕주 의원 중에서 가장 먼저 AOC와 손을 잡은 5선의 론 김 의원은 같은 지역의 현직 상원과 하원 그리고 연방 의원의 지지를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AOC와 샌더스의 지지를 받고 중국계 도전자를 압도적으로 이기면서 퀸즈 민주당에 진보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이들 진보그룹은 2021년 뉴욕 시장에 도전하는 현 뉴욕시 감사원장 스콧 스팅거와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고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한 빌 드블라지오 현시장과 함께 뉴욕시에서 강력한 진보 블럭을 형성하게 되었다.

2020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역은 더욱더 진보로, 공화당 지역은 더욱더 보수로 선명해지고 있다. 여기에 백인 경찰의 흑인에 대한 살인적인 공권력 집행으로 폭발된 폭동, 대선 승리를 위한 지지세 결집을 위한 인종주의 선동이 더욱더 격렬해지면서 공화당 보수는 더욱더 백인 민족주의를 외치고, 민주당 진보는 더욱더 다양해진 인종 연합으로 맞서게 되면서 백인 주도의 미국이냐 다인종의 미국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시대를 미국이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제어되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선관위의 선거 진행과 관리가 공정하고 정확하지 않다는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 지면서 2020년 11월 선거는 그동안 잠재 되어 있던 모순들의 임계점이 한꺼번에 격발될 수 있는 실로 엄중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마스크를 열심히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서 2차 코로나 유행을 방지하고, 선관위를 비롯한 미국의 공무원들이 사명감으로 선거와 국가 운영을 잘 하여 불공정의 시비를 방지 해야 할 것이다.

참으로 엄중한 시기에 미주 한인들이 서로 돕기 위하여 정성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자랑스럽다. 비록 소수이지만 버티는 자가 이긴다. 힘들지만 지금처럼 서로 힘을 모으고 돕고 버틴다면 분명히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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