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1세기 역사 교회도 십자가 철거 못 피했다

2020-06-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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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당 무자비한 교회 탄압, 1분기 한 성서 250개 사라져

중국 정부에 의한 교회 십자가 철거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제 기독교 감시 기구 ‘비터 윈터’(Bitter Winter)에 따르면 올해 1월과 4월 사이 안후이 성에서만 250여 삼자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터 윈터는 십자가 철거는 중국 공산당 정부의 교회 탄압 운동의 일환으로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후이 성에서 교회 십자가가 철거된 지역은 루안, 만샨, 화베이, 푸양 등 성내 주요 도시들이다.


이중 푸양 시의 구로우 교회는 1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개신교 교회로 중국 기독교인들이 특히 안타까워하고 있다.

구로우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된 지난 4월2일 교인 100여 명이 정부 측 철거 관계자를 막았지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종교 상징물 철거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철거를 강행했다.

교회 관계자는 “우리가 잘못을 했다면 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라며 “하지만 십자가를 철거하며 교회를 탄압할 수 없다”라며 하소연했다. 정부 측 관계자는 아무런 서면 통보나 승인서 없이 구두 통보만으로 교회 관계자들을 협박하며 십자가 철거를 강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성내 루안 시에서도 올해 1월~4월 183개 교회의 십자가가 정부에 의해 제거됐다.

비터 윈터 보고서에 따르면 한 교회 지도자는 교회 십자가를 제거하지 않으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고 교회가 폐쇄될 수 있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비터 윈터는 수 시의 교회에서 십자가가 제거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철거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교회 건물 옥상에 올라가 옥상 정면에 설치된 십자가를 흔들어 제거한 뒤 건물 앞으로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한 교인은 “믿음의 상징인 십자가가 모두 철거되는 것에 마음이 매우 아프다”라며 “그러나 중앙 정부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다”라고 교회 탄압 실정을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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