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필요한 셰일원유 생산

2020-06-12 (금) 최덕광 / 원자력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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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는 지난 1세기간 실로 다양한 용도로 쓰여져 왔다. 질소와 유황도 구성 성분의 6-8% 정도라 그 연소산화물은 대기오염 유발도 있지마는 약 80%는 탄화수소이고 생활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휘발유, 등유, 경유, 석유가스 등의 연료와 윤활, 용매는 물론 플라스틱, 합성고무, 섬유, 수지, 염료, 비료, 아스팔트 등 6,000여의 공산품 기초로도 쓰인다.

원유의 에너지 밀도는 높고 가공과 운반의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운송용으로의 가치는 가히 절대적이다. 생산 지역은 한정되어 있어 이 필수품의 공급국가는 독과점과 가격담합으로 시장 질서를 종종 횡포하고 국제경제, 사회, 정치 등에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은 생산은 줄고 수입은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었고 이의 대처수단으로 기술 투자를 통한 증산을 도모했다.

지하 셰일층을 수압으로 파쇄해 산재한 원유를 채취하는데 성공하며 지난 3년여만에 하루 900만에서 1,300만 배럴 이상까지 약 50% 증산을 했으니 가히 성공적 혁명이었다. 이 셰일혁명으로 자급자족을 이루었고, 세계시장 공급에서도 산유국(OPEC+)에 위협이 될 정도의 생산을 시도하던 참이었다. 뜻밖의 COVID-19전염병 확산은 원유의 급격한 수요 감소를 유발하고 재고와 저장 문제로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지니 이 증산의 꿈이 무산되고 있다.


산유국들은 5월이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의 임기응변책을 썼으나 이것으로는 창궐이전 가격의 반 (약 30달러)도 받지 못하는 처지였다. 공급보다 수요 위주의 시장으로 변하면서 추가 감산으로 만이 반값정도 받게 된다는 것인데 재정상태가 악화된 산유국은 서로 감산에 인색하다. 자기들의 생산량을 잠식하는 셰일업체 견제에는 증산이 필요하나 동반하는 가격하락도 두려운 처지다.

막대한 기술과 인력 투자로 생산에 박차를 가하던 미국의 셰일업체는 보다 어려운 도산의 위기에 처해있다. 셰일원유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약 40달러 정도라고 하며 올해 상반기까지 이 정도의 유가는 기대하기 어려워 극심한 침체에 빠진 상태다. 셰일유정에는 다양한 시설과 장비의 추가 사용으로 감산, 폐쇄비용도 크며 재 정상가동시 추가투자도 필요하다니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원유 가격이 2016이후 60달러정도의 비교적 안정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셰일원유의 증산에 연유한다. 눈에 가시같은 이 원유를 저유가로 전멸 시키려는 산유국의 시도에 방어도 잘 했었다. 그전 약 5년에 걸쳐 100달러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미국의 소비자가 받은 혜택은 상당했다.

셰일유정들 대부분이 공화당 지지표밭에 있어 트럼프는 도산으로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를 좌시할수가 없을 것이다. 지난 한달간 유가의 큰 반등을 보면 트럼프의 익숙한 협박효과도 있다.

셰일업체는 이번 원유의 가격 급락으로 출혈이 크다. 정부의 융자와 투자자를 찾고 부채상환 연기로 생산으로의 적자 해소에 노력은 하고 있다. 유가를 적정히 유지시켜 이들 업체를 살리는 길이 원유의 자족 수단이며 장기적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업체도 채취기술 발전과 위기관리 능력을 제고해 생산비 절감에 노력해야 한다.

<최덕광 / 원자력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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