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택대피령 시행 중 가정 폭력 증가

2020-06-09 (화) 12:00:00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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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지역 대부분 증가

▶ 신고 않는 경우도 많아

코로나19 확산으로 베이지역에 자택대피령이 시행된 3월 이후 지역 사법 당국은 가정 폭력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정 폭력의 증가는 집안 이외에는 특별히 갈 곳이 없게 된 사람들이 사회적 재정적 압박 증가를 경험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A의 가정 폭력 상담소인 ‘폭력을 넘어서(Peace Over Violence)’의 패트리샤 기간스 소장은 “이와 같은 가정 폭력의 증가는 집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2개월이 넘게 계속된 자택대피령 동안 가정 폭력의 증가는 이스트 베이의 경우 신고 사건의 증가로 확연하게 드러난다. 산호세의 경우 약간 감소했지만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한 전체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신고되지 않은 가정 폭력도 많을 것으로 추측했다.


낸시 오말리 알라메다 카운티 검사는 “사람들은 가족 말고는 스트레스를 방출할 곳이 없어 배우자나 아이들이 희생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알라메다 카운티 셰리프국과 리치몬드 경찰국 자료에 따르면 3월 15일부터 5월 11일 사이에 가정 폭력 사건은 작년 동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다. 알라메다 카운티 전체에서 심각한 가정 폭력 사건은 12% 늘어났고, 경미한 가정 폭력은 42.8%나 증가했다. 리치몬드 경찰은 관할 구역 내의 가정 폭력 사건이 2019년 4월에 비해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디 가르시아 산호세 경찰국장은 자택대피령 이후의 범죄 발생 자료는 아직 전체 숫자가 너무 적어 신뢰성이 없다며 자택대피령이 느슨해진 최근 자료를 더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르시아 국장은 가정 폭력은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해온 범죄로 이번 자택대피령이 느슨해지면 많은 신고가 들어올 것으로 예측했다.

‘실리콘밸리 YWCA(YWCA Silicon Valley)’의 CEO인 타니스 크로스비는 자연재해나 이번 같은 큰 재난 시기에는 항상 가정 폭력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경제적 어려움까지 발생하면 사회적 고립에 처한 사람들은 종종 인근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른다고 했다. 그녀는 특히 가정 폭력의 희생자 중에 유색 인종 여자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유색 인종이 이런 재난에 더욱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로스비는 “가정 폭력은 이미 공공 건강의 큰 이슈인데 이번 같은 대재난을 맞이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다.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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