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의 ‘찬송가 시위 영상’ 큰 반향

2020-06-04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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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 “플로이드 사망”
인종차별에 분노하지만 폭력 시위는 안돼 메시지 영상 2,300만 조회 기록

▶ 대형 교회들도 애도 성명, 평화적 시위에 동참 눈길

경찰관에 의한 한 흑인 시민의 압사 사건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가 전국적으로 들끓고 있다. 한 시민이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죽어가는 모습에 이유를 불문하고 분노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교회들도 한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가혹한 경찰의 진압 행위에 시위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나섰다. 하지만 언론에 도배되는 시위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대부분의 교회는 “폭력은 불평등한 사회 시스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크리스천 포스트가 보도했다.


최근 한 트위트 사용자가 올린 오하이주 그린스빌 소재 ‘하나님의 교회’(Church of God)의 평화 시위 영상이 현재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다. 영상에는 교회 관계자들이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근무한 미니애폴리스 ‘컵 푸즈’(Cup Foods) 상점 앞을 찾아 ‘인종 차별’ 항의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부르며 평화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플래카드에는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압박적인 시스템에 대한 저항’ 등의 문구와 십계명에 빗대 ‘살인하지 말고 분노하지 말라’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이 트위터 영상은 약 2,3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교회 레이 틴스맨 목사는 미니애폴리스 방문하기 며칠 전 ‘의로운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백성들이 즐거워하지만 악한 자가 권력을 잡으면 백성들이 탄식한다’라는 잠언 29장 2절 성경 구절을 인용, 조지 플로이드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 틴스맨 목사는 성명을 통해 “이 나라에서 인종차별은 아직 죽지 않았다. 비극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불평등과 압박은 인간이 진리를 위해 결속할 때 물리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남가주 레이크 포리스트 소재 대형 교회 케이 워렌 공동 개척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지 플로이드의 암담한 죽음에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마음의 눈은 그가 사망한 곳에 가 있고 눈물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며 미국에서 이처럼 죽어가는 마지막 흑인이 되기를 기도한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뉴욕시 소재 대형 교회 힐송 처치의 칼 렌츠 담임 목사는 지난달 30일 뉴욕시 웨스트 할렘에서 열린 평화 시위에 참가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렌츠 목사는 “미국의 정의 시스템이 모두를 위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봉사와 보호를 서약한 고귀한 ‘소명’이 체계적인 불평등에 의해 손상되고 있다”라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적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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