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서 아시안 인종차별 사건 빈발

2020-05-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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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인 남성 주말 동안 식당과 공원 등서 욕설, 행패

▶ 유명 중국식당서 온라인 협박

시애틀서 아시안 인종차별 사건 빈발

시애틀시 경찰은 지난 23일 시애틀 발라드 일대에서 잇따라 3건의 아시안 차별 욕설 및 행패를 부린 백인 남성(사진)을 공개 수배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으로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에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시애틀에서도 아시안을 상대로 하는 욕설과 행패 등이 잇따랐다.

특히 아시안을 상대로 하는 인종차별이 중국인을 겨냥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 입장에선 한인이나 중국인을 구별할 수 없는 만큼 한인들도 외출시 등에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시애틀시 경찰은 지난 23일 시애틀 발라드 일대에서 잇따라 3건의 아시안 차별 욕설 및 행패를 부린 백인 남성(사진)을 공개 수배했다.


이 남성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백인으로 5피트 10인치의 키에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한다.

당시 하얀 민소매 차림이었던 그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시애틀 발라드 NW 마켓 스트리트에 있는 태국음식 전문점인 ‘타이 타니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다짜고짜 “당신들이 중국인이냐”고 고함을 질렀다.

이 남성이 가게 안에 있던 스탠드를 발로 차며 행패를 부리자 종업원들이 “우리는 중국사람이 아니다. 당신이 이렇게 행패를 부리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남성은 “경찰에 신고를 하려면 하라”면서 문을 고정시키는 ‘나무 도어 스톱’을 집어 던지는 등 행패를 계속 부리다 사라졌다.

식당 종업원들은 “문제의 남성이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조사결과 같은 남성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태국음식점 사건 이후 1시간 정도가 지난 이날 오후 6시30분께 레스토랑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발라드 골든 가든스 파크에서 아시안 여성을 상대로 다시 인종차별적인 소리를 질렀다.

이 여성이 차를 몰고 자리를 피하려 하다 신호등에 걸려 서게 되자 이 남성은 이 여성 차량 옆으로 다가가 “당신, 어디 나라 사람이냐”며 “중국병, 그들이 그것을 미국으로 가져왔다”고 소리를 질렀다.


코로나를 중국인들이 미국으로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신호가 바뀌어 이 여성이 차를 몰고 가자 이 남성은 한참 뒤쫓아가다 멈춰 섰다.

이어 15분 정도가 지난 오후 6시45분께 같은 공원인 골든 가든스 파크에서 산책을 하던 아시안 커플을 상대로 이 남성은 또다시 다가가 “당신들 어디서 왔느냐”고 따져 물었다.

피해자 커플은 “이 남성이 아시안 차별적인 고함을 지르며 위협해 자리를 피했으며 이후 밤 8시30분쯤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인들도 자주 찾는 시애틀 차이나타운의 중국음식점인 제이드 가든의 주인인 에릭 찬씨는 시애틀지역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3일 오후 내 인스타그램에 전혀 모른 사람들이 들어와 ‘당신 개를 요리해서 차오면과 같이 먹어라’는 글을 남겨 놨다”고 말했다.

찬씨는 이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라고 답변을 하자 누군가 “흑인들의 인권은행 구호인 ‘흑인들의 생명이 문제다’라는 말일 바꿔 내가 ‘흑은생명은 문제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포스팅한 것처럼 가짜로 꾸며 퍼트렸다”고 말했다.

찬씨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 출신인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시애틀시내에서는 길가던 아시안을 무조건 폭행하는 사건을 비롯해 아시안 차별 사건이 10여건 발생한 상태다.

미 전국적으로는 지난 6주 동안 1,700여건이 신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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