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실업수당 사기당했다 …국제사기단 수억달러 부정 청구

2020-05-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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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에만도 160만달러 피해

워싱턴주 실업수당 사기당했다 …국제사기단 수억달러 부정 청구

지난 주말 시애틀 아웃도어 리서치가 개최한 드라이브업 잡 페어에 참가한 글렌 불만이 길에 서서 입사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AP

워싱턴주 정부가 대규모 실업수당 사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지 르바인 워싱턴주 고용안전국(ESD) 국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나이지리아 사기단이 주민들의 신분을 도용해 수억 달러에 달하는 실업수당 청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르바인 국장은 구체적으로 이 같은 사기행각으로 인해 워싱턴주 정부가 얼마나 많은 액수를 피해봤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르바인 국장은 “지난 4월에만 160만 달러에 달하는 실업수당 사기성 부정지급이 있었는데 이번 피해액이 이 보다는 크다”고 실토했다.

이에 따라 주 당국은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와 피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신분 도용 피해를 본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하물며 워싱턴대학(UW) 교수나 의사 등의 신분까지 도용돼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례들도 적발됐다.

특히 ESD가 21일 발표한 지난 주(5월10~16)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갑자기 급증한 것도 이 같은 사기성 청구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주 실업수당을 신규로 청구한 건수는 모두 13만8,73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 주에 비해 무려 26.8%가 급증한 것이다. 미 전체적으로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에 비해 9% 이상 줄어든 반면 워싱턴주는 26% 이상 폭증했었다.

이로 인해 주 정부는 실업수당 지급을 몇일씩 미루면서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기로 인해 해 당장 실업수당이 없으면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 주민들이 실업수당을 제때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 사기집단이 워싱턴주 실업수당을 노린 것은 이미 예고가 됐었다.

미 비밀경찰국은 지난 주 “워싱턴주가 코로나19 위기를 악용해 대규모 실업수당 사기행각을 시도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사기단의 1차 타겟”이라고 경고했었다.

당시 경찰국은 워싱턴주와 함께 노스 캐롤라이나, 매사추세츠, 로드 아일랜ㄷ, 오클라호마, 와이오밍, 플로리다 등도 공격당한 증거가 있다며 수백만 달러 손실을 예상했었다.

사이버 보안회사인 아가리(Agar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기 사건에 연루된 범죄집단 중에는 ‘스캐더 카나리아’로 알려진 나이지리아 조직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범죄 조직은 10년 이상 미국내 사회보장급여, 학자금, 재난구호기금 등을 가로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리는 이 단체가 과거에 가로채 확보해둔 주민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합법적인 방법으로 워싱턴주 실업수당을 청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SD 관계자는 “워싱턴주가 표적이 된 이유는 2조 2,000억 달러의 연방 경기부양법안에 따라 추가혜택을 지급하기 시작한 최초의 주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기존 주정부 실업보험 시스템 안에서 연방 정부 지원금인 주당 600달러인 추가혜택을 주게 됐지만 주정부 공무원들이 신규 실업보험 청구를 검증할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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