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다운타운서 아시안 남성 폭행 당해

2020-05-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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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이 길가던 커플 폭행하며 “당신들 책임이야”욕설

▶ 시애틀 아시안상대 혐오범죄 크게 늘어

시애틀 다운타운서 아시안 남성 폭행 당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애틀지역에서도 아시안을 상대로 하는 욕설이나 폭행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중국 때문에 발생했다는 생각 때문에 중국인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인들도 같은 아시안으로 혐오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이번에는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길을 가던 아시안을 상대로 무작정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그대로 동영상에 포착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피해 아시안이 한인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애틀 경찰과 피해자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이었던 16일 오후 4시15분께 시애틀 다운타운 버지니아 Ave와 4가, 5가 사이 길에서 아시안 커플이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검은색 후디 티를 입은 남성이 옆을 지나가면서 갑자기 아시안 남성의 얼굴을 세게 밀치고 지나갔다.

이 남성은 백인 혼혈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이 아시안 남성은 안경과 쓰고 있었던 마스크가 길 바닥에 떨어졌으며 곧바로 폭행을 가한 남성을 향해 항의를 했다.

이에 폭행을 가한 뒤 길을 가던 이 남성은 다시 돌아와 아시안 남성과 말다툼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침을 뱉은 뒤 “이 모든 것이 니네들 책임이다”고 욕설을 퍼부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시아 책임이라는 이야기였다.

피해를 본 남성은 곧바로 인근 시애틀경찰국 서부파출소에 사건을 신고했다.


경찰은 문제의 남성이 아시안 남성에게 인종혐오적인 폭행 및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한 뒤 이를 공개한 뒤 신고(206-233-5000)를 당부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시애틀 소도에 있는 홈디포 주차장에서도 아시안을 차별하는 욕설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계로 알려진 유치원 교사 커트 린(35)은 당시 한 차량 운전자로부터 “눈을 뜨고,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아시안 비하 발언을 들어야했다.

린은 이에 대해 911에 신고한 뒤 홈디포 매장 보안 요원에게 사실을 알렸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경찰을 귀찮게 하지 말라”는 말만 들어 화가 났다고 이 문제를 페이스북에 올린 뒤 수사를 촉구했다.

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카르멘 베스트 시애틀 경찰국장이 린에게 사과를 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시애틀 경찰국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10일 이후 시애틀시 관내에서 아시안을 상대로 하는 욕설이나 폭행 사건이 모두 7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시안을 상대로 하는 이 같은 혐오성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제니 더컨 시애틀 시장은 20일 오후 긴급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과거 중국인 추방법 등 부끄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시애틀에서 혐오범죄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핫라인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혐오가 없는 시애틀’(Seattle is No Place to Hate)를 가동해 인종차별 등의 범죄가 발생할 경우 경찰뿐 아니라 시애틀 인권국에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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