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반업소 속출, 살해위협…외출금지령 놓고 티격태격

2020-05-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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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반업소 신고 2만5,000건…공원에 아이들 부른 할머니 체포

▶ 위반 신고했다며 살해위협도…주말 해체촉구 대규모 시위도

위반업소 속출, 살해위협…외출금지령 놓고 티격태격

워싱턴주 야키마 인근 실라 소재 킹 스쿠프 앞에서 9일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한 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AP

워싱턴주 외출금지령이 31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워싱턴주 곳곳에서 갈등과 마찰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제이 인슬리 주지사가 행정명령으로 발동한 외출금지령 자체를 위반하는 업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주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주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외출금지령 위반 사례에 대해 모두 2만5,146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사례는 비필수사업장으로 분류된 업체들이 영업을 계속하거나 업무를 한다는 신고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필수사업장에 대한 불평 신고도 3,400건에 이르렀고, 교회 예배를 포함해 대규모 모임을 갖고 있다는 내용도 수백건에 달했다.

한 장례식장은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개인보호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30명 이상이 모여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신고됐다.

킹 카운티 한 의료시설은 선택적 수술을 계속한다고 신고됐고, 피어스 카운티 웨어하우스는 근로자가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며칠간 방역을 하지 않았다고 신고됐다.

식당들이 매장으로 손님을 받아 영업을 한다는 신고도 350건에 달했다. 낯선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조깅하는 사람이 너무 가깝게 지나간다는 사소한 불평도 많았다.

마이크 펄크 주지사실 대변인은 “신고된 업소들이 자발적으로 외출금지령에 응하면 기소하지 않지만 거절한다면 면허취소와 형사고발 조치 등 강력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킷샙 카운티 포트 오차드 소재 스타 네일 샵의 경우 4월 말까지 총 64건의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영업을 강행, 결국 면허취소 조치됐다.


아이들에게 솜사탕을 줄테니 공원에 나와 놀라고 광고를 한 할머니도 외출금지령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시드로 울리에 사는 킴벌리 텍스다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료 솜사탕을 줄테니 부모님과 함께 리버 프론트 공원에 나오라고 꼬신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외출금지령으로 공원 출입이 금지되는 등 권리가 부당하게 제한된 것에 화가 나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외출금지령 위반 업소에 대한 신고를 했다 살해위협을 받는 사건도 발생했다.

킹 카운티 한 여성이 주정부 웹사이트에 외출금지령 위반업소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살해위협을 받았다고 신고해 FBI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여성은 외출금지령 위반 업소를 신고한 뒤 지난 6일“저급한 쓰레기 같은 내부 고발자”라고 쓰여진 협박 이메일을 받았다고 신고했다.

그녀는 “협박법은 이메일에서 내가 바이러스에 질식해 죽기를 바란다면서 이틀 안에 떠나지 않으면 나와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덧붙였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이 여성은 경찰에 신고하며 “이메일에는 내 정보를 비롯해 주민신고를 한 다른 450명의 정보도 유출됐다고 써있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워싱턴주 외출금지령에 반발하는 기류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주말인 9일 올림피아 주청사 앞에서 또다시 1,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셧다운 조치의 즉각적인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 이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총기를 들고 나왔으며 일부는 외출금지령으로 길어진 머리를 현장에서 잘라주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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