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죽기 전 딸 졸업식만이라도”…호큄 고교 말기암 엄마 위한 특별 졸업식

2020-05-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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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 딸 졸업식만이라도”…호큄 고교 말기암 엄마 위한 특별 졸업식

워싱턴주 호큄에서 죽기 전 딸 아이의 졸업식을 꼭 보고 싶다는 말기암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엄마가 창문 너머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라셀이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을 수여받고 있다.

워싱턴주 호큄에서 죽기 전 딸 아이의 졸업식을 꼭 보고 싶다는 말기암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KOMO뉴스는 3일 호큄 고등학교가 올 6월 졸업을 앞둔 12학년 라셀 베이츠를 위해 지난 달 깜짝 졸업식을 열어준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 3월 초, 라셀의 어머니 레아 애보트는 말기암 선고를 받았다. 의사는 예후가 좋지 않다며 짧게는 3일, 길어야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안 엄마의 마지막 소원은 “딸 아이의 고등학교 졸업식까지 만이라도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스페셜 올림픽에 농구와 볼링 선수로 출전하며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라셀과 그녀의 엄마에 대한 사연은 금세 지역에 소문이 났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이웃들은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라셀을 위한 졸업식과 축하 퍼레이드를 열어 주기로 하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호큄 고등학교 브록 맥스필드 교장은 흔쾌히 참여를 약속했고, 지역의 크고 작은 취미와 봉사단체들도 퍼레이드 참여 의사를 전해왔다.

특별한 졸업식은 지난 달 18일 열렸다.

라셀 집 앞으로 호큄 경찰국, 호큄 고등학교를 비롯해 빈티지 자동차를 탄 호큄 카 클럽, 할리를 탄 홈브레스 오토바이 클럽, 이웃과 친구들이 줄지어 지나갔다.

경찰은 순찰차를 타고 퍼레이드가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길을 안내했고, 교통통제소 전광판에‘잘했어! 라셀 2020’이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마을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거리로 나와 이들 가족을 응원했다.

깜짝 졸업식은 퍼레이드가 끝난 뒤 열렸다.

호큄 고등학교 맥스필드 교장과 교사들이 졸업가운과 모자를 들고 라셀 집으로 찾아가 집앞 잔디밭에서 직접 졸업장을 전달했다.

엄마는 이 모든 퍼레이드와 졸업식을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 창 밖으로 지켜보았다. 마지막 소원을 이룬 엄마는 졸업식이 열린 3일 뒤 후 눈을 감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친구들은 엄마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는 라셀을 후원하기 위해 엄마의 이름을 딴‘리아를 기억하며’라는 온라인 모금펀드 계정을 만들고 이웃들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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