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대규모 감원‘비상’… 워싱턴주 35% 줄일 수도

2020-04-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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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타임스 보도

▶ 칼훈 CEO “항공여행 수요회복에 2~3년 걸릴 듯”

보잉 대규모 감원‘비상’… 워싱턴주 35% 줄일 수도

최근 몇 년 사이 거듭된 악재에 시달라고 있는 미국 최대 항공기제작업체이자 워싱턴주 경제의 대들보인 보잉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어서 직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AP

최근 몇 년 사이 거듭된 악재에 시달라고 있는 미국 최대 항공기제작업체이자 워싱턴주 경제의 대들보인 보잉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어서 직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시애틀타임스는 28일자 보도를 통해 “정년과 자발적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을 통해 전체 직원의 15~35%를 감원할 방침”이라며 “이 같은 감원으로 워싱턴주에서 최대 2만4,000명 일자리가 증발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잉은 현재 전세계에서 16만5,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워싱턴주에서 7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같은 감원이 이뤄질 경우 지난 2001년 9/11테러 당시 3년 동안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워싱턴주에서 2만7,000명의 직원을 줄였던 것과 버금가는 감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뉴스가 뜨면서 보잉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보잉에 취직했던 한인 S씨는 “현재 사내에서는 최근 입사자들을 모두 해고한 뒤 직원들을 재배치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다음달 해고 등이 단행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불안해했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27일 화상회의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항공여행 수요가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이후 또 몇 년이 지나야 항공산업의 장기 성장세가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상업용 항공기 시장이 안정되더라도 이전보다 규모는 작아지고 고객 수요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칼훈 CEO는 또 “코로나19로 미국에서만 2,800대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상태”라며 “여객도 전년보다 95% 감소했다”고 말했다.

캘훈의 발언은 보잉이 공격적으로 감원에 나설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고 시애틀타임스는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보잉은 추락 사고로 운항을 멈췄던 베스트셀러 기종737맥스 서비스 재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혼란으로 보잉의 경영 정상화 계획은 모두 어그러졌다.

캘훈 CEO는 “과거 세웠던 계획이나 미래 투자방안 모두 지금과 전혀 맞지 않다”며 “이제 새로운 미래를 수용하기 위해 스스로 해체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잉은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여기서 감원과 관련한 세부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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