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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속 피부트러블 3분 세안·보습제로 싹~

2020-04-07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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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일상서 내 피부 지키기
장시간 착용 여드름·피부염 유발, 감염위험 낮은 곳선 벗는게 좋아…약산성 세안제 쓰고 화장 최소화

▶ 잦은 손 씻기·소독제 습진 우려, 완치 때까지 꾸준히 치료해야

마스크 속 피부트러블 3분 세안·보습제로 싹~

손 습진은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사진제공=고려대안암병원]

간호사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쓴 채 일한다. 출퇴근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입 주변에 여드름과 접촉성 피부염이 생겼다. 평소 여드름 피부로 고민이 많은데 흉터가 생길까봐 걱정이다. 수시로 손 소독제를 사용하다 보니 피부가 따끔거리고 건조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졌다. 자신과 환자들의 코로나19 등 예방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지만 피부 건강에는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콜센터 등의 감염사고로 의료기관이 아니더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출입을 제한하고 근무 중에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시설·직장이 적지 않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한낮에 마스크를 쓴 채 일하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도 문제다.

잦은 손 소독제·세정제 사용, 비누로 손을 꼼꼼하게 씻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손 습진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려다 피부 보호막 손상으로 외부 자극물질에 취약해지는 역설적 상황이 초래된 셈이다.


◇안 씻은 손으로 눈·코, 트러블 생긴 피부 만지지 말아야

피부도 지키면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피부는 바깥에서부터 표피·진피·피하지방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감각기관, 체온조절, 수분·전해질 유출 방지 등의 기능을 한다. 장시간의 마스크 착용, 잦은 손 소독제 사용은 피부 보호막의 유·수분 밸런스를 깨트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손 소독 후에는 보습제로 보호막을 씌워줄 필요가 있다. 에탄올 농도가 높은 소독제는 피부를 지나치게 자극하므로 60~80% 수준의 제품이 적당하다. 손 소독제는 동전 크기만큼 손에 묻혀 30초 이상 문질러준다.

마스크를 장시간 쓰면 내부 온도·습도를 높여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피부 환경이 되고 이물질도 잘 달라붙는다. 따뜻해진 날씨는 이런 상황을 가속화한다. 피지 분비도 늘어 피부가 예민한 편이 아니더라도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화장품·땀·먼지 등이 뒤섞여 엉기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년의 남성 의사 B씨도 안 나던 여드름이 최근 입 주변에 생겼다.

1회용 마스크는 폴리프로필렌·폴리에틸렌 등 합성섬유 제품이고 접착제도 쓰기 때문에 장시간 쓸 경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 후 가려움·따가움·화끈거림 같은 증상이 있으면 피부과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화장을 최소화하고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감염 위험이 낮은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어 피부에 휴식을 주는 게 좋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려면 귀가 후 세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미지근한 물로 피부 표면을 충분히 적신 후 손에 힘을 빼고 약산성 세안제로 3분 안에 끝낸다. 장시간 세안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피부 장벽 기능을 높이려면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본인 피부에 맞는 보습제를 꼼꼼하게 발라주고 화장은 최소화한다. 선크림만 발라도 트러블이 생긴다면 마스크 착용 부위를 피해 이마와 눈가 중심으로 바른다.

김초록 부산 대동병원 피부과 과장은 “씻지 않은 손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초래할 수 있는 눈·코는 물론) 트러블이 생긴 피부를 만지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화정 고려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꼼꼼한 관리 후에도 피부 트러블이 가라앉지 않고 심해지면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가 상담·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마늘·양파 등 손에 안 닿게… 설거지는 면·고무장갑 함께 끼고

‘주부습진’으로 불리는 손 습진은 손이 물·합성세제 등에 자주 닿아 생기는 피부염. 손가락 끝 피부가 얇아지고 홍반이 생기거나 피부 각질층이 여러 갈래로 벗겨질 수 있다. 조금만 스쳐도 손가락 마디가 갈라져 피가 나오기도 하고 심한 경우 손등·손목까지 번진다.

최근에는 요리, 설거지, 아이를 씻기기 등 가사에 참여하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 환자도 많아졌다. 방치하면 갈라진 피부 조직 사이로 2차 피부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고무제품·향료·금속 등 특정 성분에 의해 습진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손 습진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려면 손에 묻은 물을 잘 말리고 3분 안에 손 전용 보습 크림을 넉넉하게 발라 손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게 좋다. 보습 크림을 바른 상태로 위생장갑을 10~20분 끼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로션·겔 타입은 쉽게 증발해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한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피부의 보습인자가 쉽게 벗겨져 가렵고 거칠어지므로 미지근한 물로 손을 씻는 게 좋다. 손 세정제는 순한 성분의 비누를 소량 사용하고 손을 씻은 후 비눗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잘 헹궈준다. 요리할 때 손에 자극적인 마늘·양파·고춧가루·파 등이 직접 닿지 않게 하고 생선·날고기 등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설거지 등을 할 때는 고무장갑 속에 마른 면장갑을 함께 끼는 게 좋다.

정경은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주부습진 발생 초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나 연고제를 바르면 증상이 쉽게 호전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 증상을 빨리 가라앉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효현 고려대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의사의 지시 없이 크림·연고·로션 등 보습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습진이 악화될 수 있다”며 “완치 판정 때까지 처방된 약을 꾸준히 복용하거나 발라줘야 재발·만성화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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