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한인 주력업종 `힘겨운 버티기’

2020-03-24 (화) 이진수 기자
크게 작게

▶ 뉴욕주 긴급행정명령 첫날

▶ 네일·드라이클리닝·건설업 등 갑작스런 실직으로 렌트 부담 가중

한인 주력업종 `힘겨운 버티기’

뉴욕주의 긴급 행정명령이 본격 시행된 23일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한인 주력업종들이 직격탄을 맞기 시작했다. 퀸즈 소재 한 식당에 입구에 “반값 할인, 캐시 온리” 사인이 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뉴욕주의 긴급 행정명령이 22일 전격 시행되면서 한인 주력업종들이 힘겨운 버티기에 돌입했다. 주민들의 외출자제 및 비필수업종의 재택근무가 본격 시작된 23일, 관련 한인 주력업종의 업주와 직원들은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긴급 행정명령에 의해 일시 100% 문을 닫게 된 네일업계는 가장 큰 충격에 빠졌다. 뉴욕시는 물론 뉴욕주내 모든 네일업소의 업주와 직원이 일시에 직업을 잃게 된 것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뉴욕한인네일협회 박경은 회장은 “맨하탄 경우, 한 달 렌트 및 운영비가 3~4만달러 되는 데 이번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버텨 낼 업소가 없다”며 “‘론’ 등 소기업체를 위한 정부 지원책을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고 밝혔다. 협회원들이 건물주와 렌트 문제 등을 상의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답변이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세탁업계(Dry Cleaning)는 혼란스러운 첫 날을 맞았다. ‘런드로맷’과 함께 필수업종 목록에 이름이 올랐던 ‘드라이클리닝’이 빠지면서 가게 문을 열어야하는지, 닫아야하는지 혼란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실제 23일 문을 연 세탁소가 상당수 됐다. 뉴욕한인세탁협회 정인영 회장은 “주지사실에 확인한 결과, 드라이클리닝 업소는 필수업종에서 빠졌기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한다”며 “협회 역시, 주정부의 필수업종 목록을 근거로, 드라이클리닝 업소는 문을 닫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공사중단이 잇따르면서 영향권에 들고 있다. 뉴욕한인건설협회 권치욱 회장은 “건설업은 필수업종이지만 공사중단이 잇따르면서 건설업자는 물론 일자리를 잃고 있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는 최소 2주정도 문을 닫고,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자고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규정에 따라 현재 10인 미만 공사는 가능하다.

식품업계는 영업시간 단축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필수업종으로 정상영업을 할 수 있지만 유동인구 감소로 24시간 영업하던 델리 등 90% 가까운 식품업소들이 오전 6시~오후 10시 등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한인식품협회 박광민 회장은 “20~30년 24시간 문을 열었던 델리 그로서리들이 지역 불문, 영업시간 단축에 나서고 있다”며 “피해가 큰 타업종과 비할 수는 없지만 식품업계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뉴욕한인수산인협회는 23일부터 브롱스 헌츠 포인트 수산물 도매시장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의 문을 닫았다. 김치구 회장은 “수산업은 필수업종이라 매일 도매상을 방문하는 등 정상영업을 하고 있지만 회원들이 모이는 사무실은 폐쇄,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진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