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것은 무엇인가. 언제 어디서 왜 생겨났는가. 언제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두고도 ‘이뭣고’ 해야 할 판이다. 두 달 전쯤만 해도 중국 어디서 창궐하는 괴질 정도로 여겨졌던, 달포 전쯤만 해도 중국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지에서 번지는 역질로 여겨졌던 이것이 이제 남극을 제외하고는 지구촌 모든 대륙을 휘젓는 공포의 병마가 됐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으로는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가 제일 심한 축에 들고 그중에서도 북가주, 북가주에서도 실리콘밸리의 중심지 산타클라라 카운티가 첫손에 꼽힌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겨울 너머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어느 자동차 회사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려 “계절은 이제 겨울을 빠져나왔다”며 그 회사가 내놓은 새차가 봄볕 속에 하늘도 가로수도 싱그럽게 푸른 어느 곳을 질주하는 장면을, 운전하는 선남과 그 옆자리 선녀의 함박웃음과 함께 내보냈지만, 온 세상은 지금 울상이다. 울상을 넘어 공포다.
북가주 한인사찰들도 일요법회 등 경내활동을 전면중단했다. 카멜 삼보사(주지 대만 스님)와 새크라멘토 영화사(주지 동진 스님) 등이 이달 초에 법회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길로이 대승사(주지 설두 스님)도 이달 중순부터 법회를 중단키로 했다.
법회중단을 공식화하지 않은 절이 한두군데 있기는 하지만 신도들 발길이 뜸해져 사실상 경내활동이 중단된 것이나 다름없다. 경내활동에는 일요일의 정기법회뿐 아니라 주중참선이나 요가교실 경전공부 기도모임 등이 두루 포함된다.
따로 법당을 두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정토회(총무 이예정)도 법회를 중단했고 불자 서너명이 산타클라라의 한 카페에서 진행해온 경전강독모임도 잠정 중단됐다. 스님들과 신도들, 신도들과 신도들은 수시로 전화나 카카오톡, 전화메시지 등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고 서로를 격려한다. 대책은 궁하다. 익히 알려진 대로 자진격리(사회적 거리두기) 위생청결 등 조심 또 조심하는 것뿐이다.
법회든 참선이든 경전공부든 불자들의 모임이 언제 재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19 괴질이 수그러들어야 가능한 얘기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3월은 물론 4월도 어려울 것 같고 일러야 올 여름, 길어지면 올 연말이나 내년 어느 때쯤 가서야 잦아들 것이라 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가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의 시간을 성찰의 시간으로 승화시키자는 ‘멈추고 돌아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잠복기간인 최소한 2주간 홀로 지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과 생명을 생각하는 등 우리 모두가 서로 얼마나 긴밀하게 관계맺고 연결되어있는 의존적 관계인가를 깊이 성찰하자는 운동(사진)이다. 2001년 창립된 불교환경연대는 부처님의 생명존중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연환경과 생명살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한편 (사)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은 최근 카카오톡(‘마음마스크’)을 통해 보배경 독송과 함께 신행상담 등을 개시했다. 혜민 스님도 ‘코끼리’ 명상앱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심리치유 콘텐츠를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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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